평소 눈여겨보던 울산 송정의 한 중식당, 라오(LAO)에 드디어 발걸음을 옮겼다. 며칠 전부터 중식 요리가 어찌나 당기던지, 친구와 함께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11시 30분, 문이 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사람들이 몰려 들어 금세 테이블이 채워지는 모습에, 이곳이 진정한 맛집임을 직감했다.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은, 흔히 떠올리는 중국집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더했고,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 덕분에 식사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한 룸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고, 아기의자도 준비되어 있는 세심함이 돋보였다. 이미지에서 보았던 룸으로 향하는 은은한 조명이 드리워진 복도와 룸 입구의 모습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라오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유린기와 짬뽕을 빼놓을 수 없었다. 유린기는 ‘소’자로, 짬뽕은 기본 맵기로 주문했다. 호텔 셰프 출신이라는 주방장의 이력이 적힌 메뉴판을 보니,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기다리던 유린기가 먼저 나왔다. 사진으로 수도 없이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튀김 위에 수북하게 쌓인 채소와 붉은 고추의 조화가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갓 튀겨져 나온 닭고기는 바삭했고, 새콤달콤한 레몬 소스가 입안을 감쌌다.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 돋보였다. 특히, 함께 나온 고추와 곁들여 먹으니 매콤함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닭고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유린기를 몇 점 맛보고 있을 때, 라오 짬뽕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그릇에 담겨 나온 짬뽕은, 보기만 해도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국물은 시원했고,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탱글탱글했고, 국물과의 조화도 훌륭했다. 기본 맵기로 주문했는데,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내 입맛에는 딱 적당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문 시 매운맛 단계를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에서 보았던 짬뽕 위에 수북하게 올려진 신선한 야채와 해산물은 입맛을 더욱 자극했다.

짬뽕 국물을 한 입 맛보는 순간, 왜 이곳이 울산 짬뽕 맛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흔한 중화요리집 짬뽕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오동통한 새우와 쫄깃한 오징어, 시원한 바지락 등 해산물도 신선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12시가 되기도 전에 웨이팅이 시작되는 것을 보니,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기다려야 했을 뻔했다.
유린기와 짬뽕을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러왔다. 하지만 다른 메뉴들에 대한 궁금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특히, 탕수육과 백짬뽕, 짜장면을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작은 후식이 제공되었다. 달콤한 연유가 뿌려진 눈꽃빙수와 신선한 과일은 입가심으로 완벽했다. 특히, 파인애플의 달콤함은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여운을 남겼다.
라오에서 맛본 음식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호텔 셰프 출신답게, 평범한 중식 요리도 특별하게 만들어내는 솜씨가 놀라웠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가격대가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맛과 분위기, 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탕수육과 짜장면, 백짬뽕을 맛봐야겠다. 룸 공간도 이용해보고 싶고, 저녁에만 가능하다는 코스 요리도 궁금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 위 오더기기 밑에는 찐득한 때가 눌러앉아 있었고, 화장실 타일에는 물때가 가득했다. 자율 배식대 뒤에는 가려지지 않은 창고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표방하는 곳인 만큼, 청결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더욱 완벽한 공간이 될 것 같다.
총평하자면, 라오는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특별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호텔 셰프의 솜씨로 탄생한 중식 요리들은, 평범함을 넘어선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유린기와 짬뽕은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가격대가 다소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울산 송정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라오를 강력 추천한다.

라오에서 맛있게 식사하는 팁:
*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웨이팅을 피할 수 있다.
* 유린기와 짬뽕은 꼭 주문해야 한다.
*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짬뽕 주문 시 매운맛 단계를 조절한다.
* 탕수육, 백짬뽕, 짜장면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여러 명이 함께 방문하여 다양한 메뉴를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 룸 공간은 예약이 가능하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