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쓰고, 느지막이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안양, 그중에서도 활기 넘치는 안양중앙시장이었다. 복잡한 시장 골목을 헤집고 다니는 걸 워낙 좋아하는 터라, 시장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생각에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졌다. 수리산의 푸른 기운을 잠시나마 만끽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왔다. 뭘 먹을까 고민하며 시장을 어슬렁거리던 중, 묘한 이끌림에 발길이 멈춘 곳이 있었으니, 바로 ‘삼덕바베큐’였다.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시장에 왔을 때, 커다란 통닭이 빙글빙글 돌아가던 바베큐 트럭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드는 간판을 바라보며,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돼지와 닭 그림이 함께 그려진 동그란 간판은 어딘가 모르게 친근했고, 붉은색 글씨로 쓰인 ‘삼덕바베큐’라는 상호는 왠지 모르게 입에 착착 감겼다.
가게 앞에 설치된 투명한 천막 안에서는 기름이 쏙 빠진 통닭들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저절로 침이 꼴깍 삼켜졌다. 옛 추억을 되살리며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내부는 세련된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군데군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테이블과 의자,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과 낡은 포스터들이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을 살펴보니, 돼지바베큐, 통닭바베큐, 골뱅이무침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돼지바베큐가 맛있다는 평이 많았지만, 왠지 오늘은 통닭이 더 끌렸다. 큼직한 통닭 바베큐 한 마리가 단돈 만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더욱 마음이 흔들렸다. 결국 통닭바베큐 한 마리와 시원한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주문 후, 가게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오래된 시계와 함께 메뉴 사진들이 붙어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갔다. 선풍기가 윙윙 돌아가는 소리와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섞여 묘한 활기를 띄는 공간이었다.

잠시 후, 기본 반찬과 함께 맥주가 먼저 나왔다. 톡 쏘는 탄산과 시원한 청량감이 갈증을 순식간에 해소시켜 주었다. 컵에 맥주를 따르니, 황금빛 액체가 찰랑거리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통닭바베큐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겉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통닭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먹기 좋게 잘라져 나온 통닭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가장 먼저 닭다리 하나를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다리는 입에 넣는 순간,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닭 뱃속에 들어있는 찹쌀밥은 정말 별미였다. 닭고기의 기름이 찹쌀에 스며들어 고소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통닭을 먹는 중간중간, 양파와 고추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싹 가시고 입안이 개운해졌다. 특히 매콤한 양념 소스는 통닭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정신없이 통닭을 뜯고 맥주를 들이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가게 안에는 나처럼 혼자 온 손님들도 꽤 있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음식을 즐기며, 혼술을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옆 테이블에서는 돼지바베큐를 먹고 있었는데,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다음에는 꼭 돼지바베큐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돼지바베큐는 짭짤한 양념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어느새 통닭 한 마리를 뚝딱 해치우고, 맥주 한 병까지 비웠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골뱅이무침을 추가로 주문했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골뱅이무침은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매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골뱅이무침과 함께 맥주 한 병을 더 주문했다. 톡 쏘는 탄산이 입안을 청량하게 만들어 줬다. 골뱅이무침 한 입, 맥주 한 모금.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거렸지만, 시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좋았다. 다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사람들의 정이 오가는 따뜻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삼덕바베큐는 맛도 가격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변치 않는 맛과 따뜻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공간에 다시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안양중앙시장에는 수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삼덕바베큐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선사해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종종 이곳을 찾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야겠다. 다음에는 꼭 돼지바베큐와 골뱅이무침을 함께 먹어봐야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정겨운 분위기를 느끼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안양중앙시장은 나에게 단순한 시장이 아닌,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그리고 삼덕바베큐는 그 공간 속에서 나에게 행복을 선사해주는 특별한 맛집이다.
오늘, 나는 안양중앙시장의 작은 맛집, 삼덕바베큐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추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