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기약수 맛에 퐁당 빠진 날, 청송 서울여관식당에서 찾은 인생 닭요리

청송으로 향하는 길, 내 마음은 마치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적 있다는 달기약수 닭백숙을 맛보는 것이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그 특별한 맛을 직접 경험할 생각에,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서울여관식당으로 향하는 내내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분명 ‘여관’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낡은 여관 건물을 상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깔끔하게 정돈된 식당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알고 보니 몇 년 전 화재로 건물이 전소되어 새로 지었다고 한다. 핑크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서울여관식당’이라는 글자가 정겹다.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차를 댈 수 있었다. 식당 바로 옆에는 졸졸 흐르는 냇물이 흐르고 있어, 밥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잠시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서울여관식당 간판
핑크색 간판이 인상적인 서울여관식당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통창 밖으로는 푸릇한 풍경이 펼쳐져 있어, 마치 자연 속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마침 창가 자리가 비어있어 냉큼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닭불고기와 토종닭 백숙 모두 유명하다는 이야기에, 도저히 하나만 고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토종불백 세트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닭불고기와 닭다리 백숙, 그리고 찹쌀밥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닭다리 백숙은 퍽퍽한 닭가슴살 대신 부드러운 닭다리만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8가지나 되는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깔끔했다. 특히 깻잎 장아찌와 묵은지, 그리고 노란 배추 물김치가 눈에 띄었다. 닭고기와 함께 먹으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갈한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밑반찬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종불백이 나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닭불고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고기 위에는 통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함께 나온 닭 염통 구이도 데리야끼 소스와 어우러져 달콤 짭짤한 향을 풍겼다.

윤기가 흐르는 닭떡갈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떡갈비와 닭염통구이

닭불고기를 한 점 집어 입안에 넣으니, 숯불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닭고기의 식감도 훌륭했다. 과하지 않은 양념은 닭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데 충분했다. 특히 함께 나온 궁채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닭 염통 구이 또한 별미였다. 쫄깃쫄깃한 식감과 달콤 짭짤한 데리야끼 소스의 조화가 훌륭했다. 닭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닭다리 백숙을 맛볼 차례였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닭다리 백숙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뽀얀 국물 위에는 송송 썬 파가 듬뿍 올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닭다리 하나를 건져 올리니,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닭다리는 젓가락만 대도 살이 쉽게 발라질 정도로 푹 익혀져 있었다.

닭다리 살을 한 점 떼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은은한 약재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닭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달기약수로 끓여낸 백숙이라 그런지, 국물 맛이 정말 독특했다. 쇠 맛과 탄산 맛이 살짝 느껴지는 달기약수 특유의 맛은, 끓는 과정에서 중화되어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변신했다. 마치 오랫동안 푹 고아낸 사골 국물처럼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닭다리 백숙
뽀얀 국물이 인상적인 닭다리 백숙

함께 나온 찹쌀밥을 백숙 국물에 말아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쫀득쫀득한 찹쌀밥과 진한 국물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닭고기를 찢어 찹쌀밥과 함께 먹으니, 든든함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노란 배추 물김치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시원하고 아삭한 물김치는, 닭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치 치킨에 치킨무를 곁들여 먹는 것처럼, 닭고기와 물김치의 조합은 정말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대로 떠나기에는, 서울여관식당의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닭떡갈비를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따뜻한 닭떡갈비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닭고기를 다져 만든 떡갈비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달콤 짭짤한 양념이 닭고기 속까지 깊숙이 배어 있어, 입맛을 자극했다. 닭떡갈비를 한 입 베어 무니, 숯불 향과 함께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쫄깃한 떡갈비의 식감도 훌륭했다.

닭떡갈비는 특히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신선한 상추에 닭떡갈비를 올리고, 쌈장을 살짝 얹어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이 느껴졌다. 아삭한 상추의 식감과 닭떡갈비의 쫄깃함, 그리고 쌈장의 짭짤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달기약수 원탕
식당 바로 앞에 위치한 달기약수 원탕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섰다. 식당 바로 앞에는 달기약수 원탕이 있었다. 식당에서 맛보았던 달기약수의 원천을 직접 보고 싶어, 잠시 들러 약수를 맛보았다. 역시나 쇠 맛과 탄산 맛이 느껴지는 독특한 맛이었다. 위장 장애에 좋다고 하니, 왠지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서울여관식당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들은, 내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달기약수로 끓여낸 닭백숙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다. 청송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서울여관식당에 꼭 들러 닭요리의 진수를 맛보길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나는 사과 동동주 한 병을 포장해 왔다. 서울여관식당에서 직접 담근다는 사과 동동주는, 달콤한 사과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매력적인 술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와 함께 사과 동동주를 마시니, 청송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청송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서울여관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그곳에서 맛본 토종닭 백숙과 닭불고기, 그리고 사과 동동주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맛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다음번 청송 방문 때도, 나는 어김없이 서울여관식당을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맛을 발견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서울여관식당 외관
깔끔하게 정돈된 서울여관식당 건물
서울여관식당 내부
넓고 깔끔한 식당 내부
서울여관식당 주변 풍경
식당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
서울여관식당 주변 풍경
식당 주변의 정겨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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