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둔촌동행, 발걸음은 오직 한 곳, ‘다람’을 향해 있었다. 1999년부터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내공, 넷플릭스 ‘맛의 나라’를 통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김치의 비결, 그 모든 것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3번 출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파란색 외관이 눈에 띄는 ‘다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느껴지는 맛집의 아우라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리모델링을 거쳤다고 들었는데, 세월의 흔적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넷플릭스에 소개된 맛집답게 외국인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국경을 초월하는 법이지.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돼지고기 전문점답게 삼겹살, 목살, 항정살 등 다양한 부위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김치였다. 모듬 세트를 시키면 다양한 김치를 맛볼 수 있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모듬 A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였다. 쌈 채소 대신 깻잎 장아찌가 나오는 것이 특이했다.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기대감을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치가 등장했다. 묵은지, 대파김치, 갓김치, 오이소박이, 무김치…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특히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무김치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치 전용 부스가 있을 정도로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곳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속 김치의 붉은 양념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했다.

고기가 나오기 전에 김치부터 맛봤다. 묵은지는 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쿰쿰하면서도 톡 쏘는 특유의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대파김치는 알싸한 파 향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묘한 중독성을 자아냈다. 갓김치는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갓 특유의 풍미가 살아있었다. 오이소박이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위를 잊게 해줬다. 무김치는… 정말 압도적인 맛이었다. 큼지막한 크기만큼이나 깊고 풍부한 맛이 혀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과연 김치 명인의 손길이 닿은 김치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등장했다. 큼지막하게 썰린 삼겹살과 목살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고기 질도 정말 좋아 보였다.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서비스도 제공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전문가의 손길로 구워지는 고기는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불판 위에 올려진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는 ASMR이 따로 없었다.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겉모습부터가 예술이었다. 젓가락을 타고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감도 만족스러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입.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이것이 진짜 삼겹살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잡내는 하나도 없고, 고소한 풍미만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특유의 기름진 맛과 숯불 향이 어우러져 환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는 목살 차례. 삼겹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쫄깃한 식감,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일품이었다. 기름기가 적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목살 역시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좋은 고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괜히 맛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만 먹어도 맛있지만,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묵은지에 싸서 먹으니, 묵은지의 시원하고 깊은 맛이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대파김치와 함께 먹으니, 알싸한 파 향이 돼지고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줬다. 갓김치, 오이소박이, 무김치… 어떤 김치와 함께 먹어도 맛있었다. 김치 종류별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다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구운 고사리와 가지를 곁들여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숯불에 구운 고사리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고사리 향도 좋았다. 가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돼지기름에 구워진 가지는 그 풍미가 상상을 초월했다.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풍성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홍게 된장국수를 주문했다. 큼지막한 홍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비주얼이 압도적이었다. 된장 베이스의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홍게 살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국물 맛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된장 국물에 중면을 넣은 듯한 평범한 맛이라는 평도 있는 걸 보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곤드레 솥밥에 도전해봐야겠다.
식사를 하면서, 사장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치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신 분이었다. 김치에 대한 철학, 김치를 담그는 과정, 김치와 돼지고기의 조합…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다람’의 김치가 왜 그렇게 맛있는지 알 수 있었다. 83세라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신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다람’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돼지고기와 김치, 친절한 서비스, 편안한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이곳이 넷플릭스에 소개되었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인생 고깃집’이라고 칭찬하는지 알 수 있었다. 둔촌동이라는 다소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다람’을 방문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김치를 포장해갈까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짐이 많아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김치를 포장해서 집에서도 ‘다람’의 맛을 즐겨야겠다. 둔촌주공이 완공되면 웨이팅이 더욱 길어질 것 같으니, 미리미리 방문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특히, ‘다람’처럼 정성과 노력이 깃든 음식을 먹는 것은 더욱 특별한 경험이다. 둔촌동 맛집 ‘다람’,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곤드레 솥밥도 꼭 먹어봐야지. 서울 지역명에서 맛보는 최고의 김치 맛집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와인 콜키지가 무료라는 점도 ‘다람’의 매력을 더한다. 다음에는 좋아하는 와인 한 병을 들고 가서, 맛있는 돼지고기, 김치와 함께 즐겨야겠다. 핑크 솔트도 좋지만, 묵은지에 둘둘 말아 먹는 목살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후기에 깊이 공감한다. ‘다람’의 김치는 정말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생활의 달인에 소개된 김치 맛집답게, ‘다람’의 김치는 정말 훌륭했다. 고기 맛도 좋았지만, 김치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다. 묵은지와 생김치를 섞어서 내어주는 사장님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사장님께 내 입맛에 맞는 김치를 추천해달라고 해야겠다.
‘다람’은 고깃집이지만, 김치를 먹으러 오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가 정말 일품이다. 동네가 외국인들에게 접근이 쉬운 곳은 아닐 텐데, 외국인 손님들이 많은 것을 보면 소문이 꽤 난 듯하다. 김치 맛집이지만, 고기도 아주 맛있고 구워주셔서 편리하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와인과 소주도 취급하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도 있다.

‘다람’에서는 맛있는 고기와 김치뿐만 아니라, 따뜻한 정(情)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따뜻함… ‘다람’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앞으로도 ‘다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