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마지막 밤, 어디에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협재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협재1번가라는 곳을 발견했다.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바다를 보면서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처음에는 입구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다. 길가에서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협재1번가’라는 간판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층에 있는 고깃집 입구 쪽으로 향했더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아가는 듯한 기분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에 들어서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넓은 통창 너머로 협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특히 해 질 녘이라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넋을 잃고 바라봤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딱새우회, 미니불족발 등 제주 특산물을 이용한 메뉴들이 많았지만,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황게알탕이었다. 25,000원이라는 가격이 혼자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메뉴였다. 게다가 혼술하기에 적절한 메뉴 구성과 가격대라는 후기를 본 기억이 떠올라 망설임 없이 황게알탕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봤다. 실내는 편안한 포차 분위기였다. 테이블은 약간 끈적거렸지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었다. 테이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게알탕이 나왔다. 냄비 안에는 황게 두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었고, 그 위에는 신선한 미나리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뽀얀 국물에서는 시원한 해물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탕은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그 소리가 더욱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정말 시원하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황게에서 우러나온 감칠맛과 바지락, 콩나물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알과 이리(곤이)가 넉넉하게 들어 있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황게는 손질이 되어 있지 않아서 먹기가 조금 불편했지만, 국물 맛을 내기에는 충분했다. 살은 많지 않았지만,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무엇보다 게딱지에 붙어있는 내장을 긁어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황게알탕을 먹는 동안, 창밖으로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해변을 거닐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특히 아이들이 모래사장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오늘은 왠지 한라산 소주가 땡겼다.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어느새 술기운이 올라왔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마시는 소주는 정말 꿀맛이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니 세상 시름이 잊혀지는 듯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뷰 맛집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물론 음식 맛에 대한 평가는 조금 엇갈리는 듯했지만, 나는 황게알탕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최고의 맛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분위기와 함께 즐기는 음식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창밖 테이블에 손님이 앉으면 바다 뷰를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창가 바로 앞에 손님이 앉아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만큼, 협재1번가의 분위기는 훌륭했다.

협재1번가에는 해변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다. 나는 술을 마시다가 잠시 바닷가로 나가 밤바다를 거닐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모래사장을 걷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여름밤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흡연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주문을 할 때나, 음식을 가져다줄 때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장사도 꽤 잘 되는 것 같았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만약 협재해수욕장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협재1번가를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해변에서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노을이 질 때 방문하면 더욱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에도 제주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협재1번가를 찾을 것이다. 그 때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딱새우회도 맛있다는 후기가 많으니, 다음에는 딱새우회에 도전해봐야겠다.
협재1번가에서의 혼술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멋진 곳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협재, 그리고 협재1번가는 나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