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게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씨였다. 목적지 없이 무작정 나선 발걸음이 향한 곳은 안양. 학창 시절 친구들과 뻔질나게 드나들던 안양 일번가의 추억을 되짚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안양역에 내리자, 풋풋했던 10대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디부터 가볼까 고민하다가, 문득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긋한 카레 냄새에 이끌려 댕리단길로 향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담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삼촌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2011년부터 이곳을 지켜왔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마치 삼촌 집에 놀러 온 듯 포근한 느낌.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정독했다. 야끼카레, 타코라이스, 수제 가라아게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바로 ‘야끼카레’. 치즈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비주얼에 홀린 듯 주문을 마쳤다. 잠시 후, 드디어 야끼카레가 모습을 드러냈다. 눈처럼 소복이 쌓인 치즈와 그 아래 숨겨진 윤기 자르르 흐르는 카레의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첫 입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고소한 치즈의 풍미와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레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치즈는 야끼카레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줬다. 숟가락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카레와 함께 곁들여 먹을 튀김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수제 멘치카츠, 육즙 가득한 가라아게, 그리고 부드러운 감자고로케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멘치카츠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황금비율로 섞어 만들어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식사를 하면서 가게 내부를 둘러보니,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과 편안한 의자는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벽 한쪽에는 맛있는 녀석들에 출연했던 사진과 싸인이 걸려 있어, 이곳이 이미 안양에서는 유명한 맛집임을 실감하게 했다.

나는 평소 짭짤한 음식을 즐기는 편이라 야끼카레를 정말 맛있게 먹었지만, 느끼한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삼촌식당에는 야끼카레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카레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본 카레에 다양한 토핑을 추가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즐길 수도 있다. 다음번에는 기본 카레에 굴튀김이나 멘치카츠를 토핑으로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하며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었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야끼카레는 정말 최고였어요!”라고 답하자, 사장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다.
삼촌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방문한 듯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정성 가득한 카레를 맛보며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안양역 근처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혹은 댕리단길에서 카레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삼촌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은 물론, 깊고 진한 일본식 카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혼밥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연인과 함께 맛있는 카레를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가격 또한 부담스럽지 않아, 가성비 좋은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참고로, 삼촌식당은 지하주차장을 1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매주 일요일과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무이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카레와 푸근한 분위기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잊고 지냈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였을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삼촌식당은 나에게 단순한 식당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타코라이스와 굴튀김을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함께 추억을 나누고 싶다. 안양 댕리단길의 숨은 보석 같은 곳, 삼촌식당.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나의 안양 맛집 순례기는 여기서 마무리 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