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드라이브 후, 숯불 향에 취하는 문의면 돼지 고기 맛집 성남집

청명한 하늘 아래,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청남대로 향하는 드라이브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싱그러운 바람이 차창을 스치고,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평온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청남대 구경을 마치고 나니 슬슬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럴 땐 든든한 고기 한 점이 간절해지는 법. 청남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숯불 돼지 고기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망설임 없이 핸들을 돌렸다. ‘성남집’,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노포의 깊은 내공을 짐작하게 했다.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고, 식당 안은 맛있는 냄새와 활기 넘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자마자 고민할 것도 없이 돼지 고기 1.5인분(300g)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오직 돼지 고기와 잔치국수, 된장찌개만이 옹기종기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단출한 메뉴 구성은 오히려 깊은 맛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놋쟁반 위에 덩어리 고기가 툭 올려졌다.

돼지 고기 한 접시
신선함이 느껴지는 돼지 고기. 숯불에 구울 생각에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돼지 고기는 목살과 삼겹살이 섞여서 나오는 듯했는데, 겉보기에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붉은 살코기와 희끗한 지방의 조화는, 굽기도 전에 이미 ‘맛있음’을 예고하는 듯했다. 숯불 위에 석쇠가 놓이고, 이윽고 뜨거운 기운이 훅하고 얼굴을 덮쳐왔다. 강렬한 화력에 살짝 긴장했지만, 이 정도 불길은 맛있는 고기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잘 알고 있다.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식당 안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찼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연기는 코를 자극했고, 저절로 침샘이 폭발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드는 돼지 고기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가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요리 쇼를 보는 듯했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돼지 고기
강렬한 숯불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돼지 고기. 이 소리와 냄새에 어찌 홀리지 않을 수 있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숯불 향과 육즙은,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할 수 없는 황홀경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비계 부분은 숯불에 바싹 구워 냈더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그야말로 ‘겉바속쫀’의 정석이었다.

쌈 채소에 고기 한 점, 쌈장과 마늘을 올려 크게 한 입 베어 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고기의 풍미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축제를 벌이는 듯했다. 된장찌개는 멸치 육수 베이스인 듯했는데, 직접 담근 듯한 반찬들과 함께 시골의 푸근함을 더했다.

메뉴판
단출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메뉴 구성. 돼지 고기 단일 메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잔치국수를 주문했다. 커다란 그릇에 소복하게 담겨 나온 잔치국수는, 고명 하나 없이 멸치 육수와 양념장만으로 맛을 낸, 지극히 소박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국물을 한 입 맛보는 순간, 단순함 속에 숨겨진 깊은 맛에 감탄하게 된다. 멸치 육수의 시원함과 은은한 감칠맛은, 느끼할 수 있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잔치국수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자랑하는 잔치국수. 멸치 육수의 시원함이 일품이다.

특별한 재료 없이 멸치 육수만으로 승부를 보는 잔치국수는,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맛과 닮아 있었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맛은, 잊고 지냈던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식사를 즐겼다. 식당 내부는 테이블 자리로 바뀐 듯했지만, 여전히 정겨운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예전에는 신문지를 앞치마 삼아 불 쇼를 보며 먹었던 추억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경험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300g에 1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은,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했다. 예전에는 더 저렴했다고 하지만,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이 정도 가격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식당 내부
깔끔하게 정돈된 식당 내부.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이 다소 열악하다는 것. 하지만 맛있는 고기와 착한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그리고 고기 퀄리티가 들쭉날쭉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행히 내가 방문했을 때는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성남집은 세련된 분위기나 훌륭한 서비스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투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숯불 향 가득한 돼지 고기와 멸치국수의 조합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한 푸근함과 넉넉한 인심은,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줄 것이다.

청남대 드라이브를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숯불 향에 취하고, 푸짐한 인심에 감동받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저녁 시간에는 고기가 일찍 떨어질 수 있으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대청댐의 아름다운 풍경은, 오늘 하루의 만족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그땐 꼭 우리밀 잔치국수를 맛볼 수 있기를 바라며.

푸짐한 한 상 차림
숯불, 돼지 고기, 잔치국수, 그리고 푸짐한 밑반찬까지. 이 모든 것을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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