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어느 날, 몸보신이 절실하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어디가 좋을까.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맛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 고민 끝에 남원에서 순창 방향으로 향하는 길, 주생면에 위치한 ‘고갯마루’라는 식당이 떠올랐다. 오래전부터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숨겨진 맛집이라고 들었던 터였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설레는 마음으로 핸들을 잡았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차를 몰아 도착한 고갯마루는,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를 풍겼다. 마치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넓은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들로 붐비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입구에 들어서자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한 내음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그 향긋함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능이오리백숙, 능이닭백숙, 닭볶음탕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단연 능이오리백숙이었다. 능이버섯의 깊은 풍미와 오리고기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했다. 능이오리백숙을 주문하자, 곧이어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갓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등 김치 삼총사는 물론, 도토리묵, 오이장아찌, 브로콜리, 배추전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갓김치와 오이장아찌는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이 돋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능이오리백숙이 모습을 드러냈다. 큼지막한 냄비 안에는 푹 삶아진 오리고기와 함께 능이버섯이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특히 냄비 가득 덮여 나오는 신선한 부추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짙은 갈색의 국물에서는 깊고 진한 능이버섯의 향기가 코를 찔렀다. 능이버섯은 확실히 좋은 것을 쓰시는 듯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먹기 좋게 오리고기를 손질해주셨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맛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능이버섯의 풍미는 정말 황홀했다. 깊고 진하면서도 깔끔한 국물은 마치 오랜 시간 정성껏 끓인 보약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푹 삶아진 오리고기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될 정도였다. 능이버섯과 오리고기를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능이버섯의 향긋함이 오리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정말 최고의 조합이었다.
나는 알려주신 대로 살짝 익은 부추와 능이버섯, 그리고 오리고기 한 점을 함께 싸서 먹었다. 입안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식감과 풍미는 그야말로 미식의 향연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능이버섯, 부드러운 오리고기, 그리고 아삭한 부추의 조화는 혀를 즐겁게 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오리고기와 능이버섯을 흡입했다. 아버지 역시 만족하신 듯 연신 “맛있다”를 연발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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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능이오리백숙을 다 먹고 나면 흑임자죽이 제공된다. 흑임자를 넣어 만든 죽은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흑임자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흑임자죽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솟아나는 듯했다. 역시 능이버섯은 보양식의 대명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께서 친절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질문에 나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몸보신 제대로 하고 갑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고갯마루에서 능이오리백숙을 먹고 나오니, 마치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맛있는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남원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고갯마루에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능이버섯의 깊은 풍미와 정갈한 밑반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는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도, 가족 외식 장소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닭볶음탕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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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고갯마루는 좌식 테이블에서 의자 테이블로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좌식이라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들도 이제는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고갯마루는 남원상록골프장이나 드래곤레이크CC를 방문하는 골퍼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라운딩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고갯마루에서 능이백숙으로 몸보신을 하면, 다음 날 라운딩에서도 더욱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가을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능이버섯 향이 은은하게 남아있는 듯한 기분 좋은 포만감과 함께, 나는 다음을 기약하며 고갯마루와의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분명 다시 찾을 것이다. 그 깊고 진한 능이오리백숙의 맛을 잊을 수 없을 테니까. 남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남원 맛집 고갯마루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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