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 뜨끈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문득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다슬기 수제비가 떠올랐다. 쌉싸름하면서도 시원한 그 맛, 쫄깃한 수제비의 식감이 그리워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은 장계에 숨어있는 다슬기 맛집이었다.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니,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과 정갈한 맛이라는 평이 많았다. 망설일 필요 없이 곧장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 문을 열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은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듯, 모든 것이 깨끗하고 쾌적했다. 벽 한쪽에는 다슬기의 효능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어릴 적 할머니가 다슬기가 눈 건강에 좋다고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슬기 수제비, 다슬기 정식, 다슬기 부침개 등 다슬기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다슬기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펼쳐졌다. 은색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다양한 반찬들과 김, 그리고 갓 지은 듯 윤기가 흐르는 밥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웠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다슬기 비빔장이었다. 다진 다슬기와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듯한 비빔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밥에 비빔장을 넣고 각종 나물과 함께 비벼 김에 싸 먹으니,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짜지 않고, 다슬기 특유의 쌉쌀한 맛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아삭한 콩나물무침, 매콤한 김치, 짭짤한 장조림 등 익숙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반찬들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구운 김에 다슬기 양념장을 올려 먹으니, 묘하게 조화로운 맛이 입맛을 더욱 돋우었다. 7살 아이도 밑반찬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정식에 함께 나오는 다슬기 수제비는 또 다른 별미였다. 뽀얀 국물 위로 쫑쫑 썰린 부추와 애호박이 넉넉하게 올라가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다슬기를 넣어 우려낸 육수는 깔끔하면서도 개운했고, 은은하게 퍼지는 다슬기 향은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수제비는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얇게 떼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기계로 뽑아낸 수제비와는 차원이 다른 쫄깃함과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수제비의 식감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다슬기 양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숟가락을 뜰 때마다 쫄깃한 다슬기가 함께 딸려왔다.
다슬기 수제비를 먹는 동안, 뜨끈한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맛과 똑같았다. 쌉싸름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쫄깃한 수제비, 그리고 푸짐한 다슬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이었다.
다슬기 정식과 함께 다슬기 부침개도 주문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부침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쫑쫑 썰어 넣은 부추와 다슬기가 씹히는 식감이 좋았고, 고소한 기름 향이 입맛을 자극했다. 특히 함께 나오는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감칠맛은 더욱 살아났다.

음식을 먹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음식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해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방문한 손주를 맞이하는 할머니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모습이었다.
다슬기 요리를 맛보며,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다슬기 수제비, 냇가에서 다슬기를 잡던 기억,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밥이 모자라면 더 준다고 말씀해주셨다는 후기가 떠올랐다. 정말 인심이 후한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가성비 또한 훌륭했다. 푸짐한 양과 정갈한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가격은 정말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가게 바로 옆에는 넓은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단,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방문 전에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네이버에는 15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4시부터 시작된다고 하니 참고해야 한다.
장계 지역에서 맛본 다슬기 요리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어린 시절의 향수와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맛집이라고 감히 칭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친구가 놀러 오면 꼭 함께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던 것 같다. 장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