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 숲길 아래, 숨겨진 보석 같은 제주 밀면 맛집 기행

사려니 숲길을 걷고 난 후의 그 나른한 행복감, 숲의 향기가 아직 콧속에 남아있는 듯했다. 하지만 배꼽시계는 어김없이 울려댔다. 제주에서의 식사는 늘 설렘과 기대가 공존한다. 오늘은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스마트폰을 켜 들뜬 마음으로 주변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한 곳, ‘자연과사람들 밀면’이었다. 숲길의 청량함에 이어 시원한 밀면이라니, 완벽한 조화가 아닐 수 없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차를 몰았다. 꼬불꼬불한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마치 숨겨진 보물처럼 아담한 식당이 나타났다. 주차장 한 켠에는 ‘파파빌레’라는 테마농원과 카페가 함께 자리하고 있어,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일 듯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주차를 하고 내리니, 식당 주변을 둘러싼 꽃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작은 정원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식당 입구에 있는 '파파빌레' 표지판
식당 입구에 있는 ‘파파빌레’ 표지판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 공간은 편안하고 아늑했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액자 속 그림 같았다. 비대면 주문 시스템 덕분에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메뉴는 단출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 그리고 떡갈비. 메뉴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음식에 자신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비빔밀면과 떡갈비를 주문했다. 특히 보통, 반곱빼기, 곱빼기의 가격이 모두 8,500원으로 동일하다는 점이 독특했다. 양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주문 후, 따뜻한 온육수를 마시며 기다렸다.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담겨 있는 온육수는 셀프로 가져다 마실 수 있었다. 멸치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온육수는 차가운 밀면을 먹기 전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했다.

온육수와 추가 식기류를 가져올 수 있는 셀프 존
온육수와 추가 식기류를 가져올 수 있는 셀프 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빔밀면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밀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붉은 양념장 위에는 채 썬 오이와 무, 그리고 돼지고기 고명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해 보였다.

젓가락으로 면을 비비기 시작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드디어 첫 입! 살짝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면발은 씹을수록 고소했고, 아삭아삭한 오이와 무는 신선함을 더했다. 돼지고기 고명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밀면과 잘 어울렸다. 양념이 과하게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빔밀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빔밀면

함께 주문한 떡갈비도 곧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올려진 떡갈비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떡갈비는 돼지 특유의 잡내 없이 부드럽고 촉촉했다. 달콤 짭짤한 양념은 밥반찬으로도 좋겠지만, 밀면과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특히 비빔밀면과 떡갈비를 함께 먹으니, 매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탐스러운 비주얼의 비빔 밀면
탐스러운 비주얼의 비빔 밀면

나는 밀면을 먹다가 중간에 냉육수를 조금 부어 먹어봤다. 그랬더니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비빔밀면의 매콤함이 중화되면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더해졌다. 마치 두 가지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와 함께 온 손님들을 위해 전자레인지가 준비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유식을 데우거나,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데 유용할 것 같았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깔끔한 내부
깔끔한 내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너무 착해서 놀라웠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식당을 나서기 전,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식당 옆에는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었는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꽃들이 어우러져 사진 찍기에도 좋은 장소였다. 나는 잠시 정원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정원의 모습
정원의 모습

‘자연과사람들 밀면’은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사려니 숲길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숲길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동절기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3월부터 11월까지만 영업을 한다는 점이 아쉽다. 영업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짧은 편이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주에서 밀면을 먹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자연과사람들 밀면’을 맛본 후에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제주에 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나만의 숨겨진 맛집이 되었다. 다음에는 물밀면과 떡갈비를 함께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식사 후에는 ‘파파빌레’ 테마농원도 방문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

넓고 쾌적한 실내
넓고 쾌적한 실내

제주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찾고 있다면, ‘자연과사람들 밀면’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분명히.

메뉴
메뉴 (물/비빔 밀면 8,500원, 떡갈비 6,000원)
따뜻한 온육수
따뜻한 온육수
넓은 주차 공간
넓은 주차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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