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튀겨낸 맛, 제천 이소반에서 만나는 플랫폼 돈가스 맛집 향수

며칠 전부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련하게 떠오르는 맛이 있었다. 어릴 적 기차역 플랫폼에서 허겁지겁 먹었던, 그 시절 경양식 돈가스의 향수. 묘하게 얇고 바삭한 튀김옷,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소스, 그리고 넉넉한 인심까지. 그 기억을 따라 제천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제천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난 “이소반”이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아늑한 공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겹게 “어서 오세요!”하고 맞아주시는 사장님의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 편안한 기분. 테이블 위에는 이미 몇몇 손님들이 돈가스를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갔음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은 단촐했다. 수제 돈가스, 치즈 돈가스, 그리고 돈낙덮밥. 돈가스 전문점다운 자신감이 느껴졌다. 나는 클래식한 맛을 느껴보고 싶어 수제 돈가스를 주문했다. 소스 맵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독특했다. 순한 맛, 중간 맛, 매운 맛 세 가지 중에서 고민하다가,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나는 중간 맛으로 선택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숭늉이 먼저 나왔다.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정겨움. 그리고 잠시 후, 기대하던 돈가스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소반 돈가스
푸짐한 양과 정겨운 비주얼의 이소반 돈가스

첫인상은 ‘푸짐하다’는 것. 커다란 접시 위에 돈가스가 가득 담겨 나왔다. 얇게 펴 바삭하게 튀겨낸 돈가스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곁들여진 양배추 샐러드, 마카로니, 단무지, 그리고 밥 한 덩이까지, 완벽한 경양식 돈가스의 모습이었다. 사진 속 돈가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고, 소스는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짭짤해 보였다.

나이프를 들고 돈가스를 썰어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상적인 단면이 드러났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 입 맛보니, 어릴 적 먹었던 바로 그 맛이었다. 얇은 튀김옷은 바삭하게 부서지고, 부드러운 돼지고기는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소스는 중간 맛으로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매콤해서 느끼함을 잡아주고, 돈가스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줬다.

이소반 돈가스2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의 조화

돈가스와 함께 곁들여 먹는 양배추 샐러드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가늘게 채 썬 양배추에 새콤달콤한 드레싱을 뿌려, 돈가스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도 좋았다. 그리고 톡톡 터지는 옥수수콘과 달콤한 마카로니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소반 돈가스 한상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돈가스 한상차림

돈가스를 먹는 중간중간, 따뜻한 우동 국물을 홀짝였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돈가스의 느끼함을 씻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치 선술집에서 맛볼 법한 깊은 맛이 느껴졌다. 흔한 돈가스집에서 주는 밍밍한 국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푸짐한 돈가스
양이 정말 푸짐하다

양이 워낙 푸짐해서, 처음에는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맛있는 돈가스 맛에 이끌려, 어느새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하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어릴 적 먹던 돈가스 맛 그대로네요.”라고 답하니, 사장님께서도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다.

이소반은 돈가스 맛도 훌륭했지만,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마치 동네 주민을 대하듯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가게 한 켠에는 귀여운 고양이 인형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천장 위 선반에는 앙증맞은 고양이 인형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는데, 가게의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이소반 돈가스 전체샷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한 상

이소반은 제천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여행객들이 방문하기에도 편리하다. 물론, 접근성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맛있는 돈가스를 맛보기 위해 그 정도 수고는 기꺼이 감수할 만하다. 주차는 가게 뒷편 골목이나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촉촉한 돈가스 단면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

다음에 제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이소반에 다시 들러 이번에는 치즈 돈가스를 맛봐야겠다. 특히, 이 곳의 치즈 돈가스는 치즈 양이 엄청나게 많다고 하니, 치즈 마니아라면 꼭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그리고 매운 돈가스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소반의 매운 돈가스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치즈돈가스
다음에는 치즈 돈가스에 도전!

이소반은 단순한 돈가스 가게가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다. 어릴 적 기차역 플랫폼에서 먹었던 돈가스의 맛,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제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하여 맛있는 돈가스를 맛보며 추억에 잠겨보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가게 내부 장식
귀여운 고양이 인형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더한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돈가스와 친절한 사람들 덕분일까. 아니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 때문일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천 이소반은 내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돈가스
언제 먹어도 맛있는 돈가스
우동
돈가스와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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