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숨은 보석, 동래 영남식육식당에서 맛보는 한우의 정수 (부산 맛집)

어스름한 저녁, 퇴근 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향한 곳은 동래구청 뒤편의 좁은 골목길이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그 골목 안에 숨어있는 영남식육식당 동래점. 간판에 선명하게 쓰인 ‘소 牛’ 자가 왠지 모르게 든든한 믿음을 주었다.

차를 몰고 갔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골목길 진입이 만만치 않았다. 초행길이라면 조금 헤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영남식육식당 앞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바로 건너편의 ‘참뷔페’ 옆 사설 주차장에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꿀팁! 이 동네 사람들에게 ‘참뷔페’는 가성비 좋은 한식 뷔페로 꽤나 유명하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곳도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오늘은 일단 한우 맛집 탐방에 집중!

영남식육식당 동래점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 왠지 모르게 맛집의 향기가 느껴진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1층 홀에는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룸도 여러 개 마련되어 있어서, 회식이나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실제로 주변 직장인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판에는 다양한 부위의 한우 구이와 식사 메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점심특선 메뉴도 있었는데, 고기 가격은 저녁 메뉴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된장찌개+밥, 냉면, 누룽지 등의 식사가 포함된 가격이라 더욱 매력적이었다. 오늘은 저녁에 방문했으니, 다음번에는 점심특선을 한번 노려봐야겠다. 메뉴판 옆에는 주류 메뉴판이 따로 놓여있었는데, 소주, 맥주 외에도 일품진로, 화요 등 고급 주류도 준비되어 있었다.

고심 끝에 특소금구이를 주문했다. 특소금구이는 등심, 치마살, 낙엽살, 갈비살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맛볼 수 있는 메뉴라고 한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기본 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푸짐한 기본 반찬
다채로운 기본 반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기본 반찬으로는 와사비/소금, 쌈무, 장아찌, 순두부, 백김치, 단호박샐러드, 명이나물, 무말랭이, 열무물김치, 양파절임, 쌈장/쌈채소가 나왔다.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 선지국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선지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국물이 진하고 깊은 맛이 나서 콩나물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특소금구이가 등장했다. 마블링이 예술인 고기의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역시 한우 전문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분이 고기를 굽기 좋게 잘라주셨지만, 직접 구워야 하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요즘은 돼지고기도 직접 구워주는 곳이 많은데… 그래도 맛있는 고기를 맛볼 생각에 열심히 숯불 위에 고기를 올렸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특소금구이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특소금구이. 이 소리를 어찌 참으리오!

숯불의 화력 덕분에 고기는 금세 익어갔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풍미가 정말 최고였다. 등심은 부드러웠고, 깍둑등심은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새콤달콤한 명이나물에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명이나물은 추가 요금을 내야 하지만, 아낌없이 추가해서 먹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입가심으로 육회를 주문했다. 육회는 깔끔한 맛과 매콤한 맛 두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깔끔한 맛을 선택했다. 육회는 그리 달지 않고 쫀득한 식감이 좋았다. 계란 노른자는 없었지만, 썰은 배와 무순과 함께 먹으니 정말 깔끔한 맛이었다.

신선한 육회의 자태
빛깔 좋은 육회. 신선함이 느껴진다.

식사로는 된장찌개와 물/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좋았고, 냉면은 얇은 면을 사용해서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평소에는 살얼음 낀 담백한 물냉면을 선호하지만, 영남식육식당 동래점에서는 새콤달콤한 비빔냉면이 더 맛있었다. 식사를 주문하면 구운 김, 장조림, 겉절이김치, 오징어젓갈 등의 밑반찬이 추가로 제공되는 점도 좋았다.

후식으로는 매실차, 오미자차, 커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매실차를 선택했는데,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메뉴판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메뉴판. 점심특선도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영남식육식당 동래점은 고기의 퀄리티는 물론, 식사 메뉴까지 훌륭한 곳이었다. 친절한 서비스는 덤! 비록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진입로가 좁다는 점과 고기를 직접 구워야 한다는 점 정도일까?

부산에는 영남식육식당 체인점이 여러 곳 있는데, 남천동 본점에는 몇 번 가본 적이 있지만 동래점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래점에서 먹어본 느낌을 굳이 비유하자면, 신라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라면은 오래되고 우리가 익히 아는 맛이지만, 선뜻 고르기엔 망설여지고 막상 골라보면 “와 맛있다!”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본은 하는 맛이라고나 할까?

영남식육식당 동래점 외관
밤이 되니 더욱 운치 있는 영남식육식당 동래점.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푸짐하게 한 상 대접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식당 문을 나섰다. 동래에서 숨은 맛집을 찾는다면, 영남식육식당 동래점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고기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풍구
테이블마다 설치된 환풍구가 쾌적한 식사를 돕는다.
메뉴 및 가격 정보
메뉴와 가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윤기가 흐르는 양념갈비
다음에는 양념갈비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시원한 물냉면
더운 날씨에 제격인 시원한 물냉면.
고기와 함께 먹는 냉면
육쌈냉면은 진리!
영남식육식당 내부 모습
깔끔하고 넓은 내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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