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대전 중식 노포 맛집, 동천홍에서 만나는 짜릿한 미식 경험

오랜만에 대전에서 약속이 잡혔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지인이 극찬했던 중식 노포의 이름이 떠올랐다. 바로 ‘동천홍’. 대전에서 내공 있는 중식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했다. 특히 탕수육과 사천탕면이 일품이라고. 망설일 필요 없이, 나는 동천홍으로 향하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택시에서 내려 5층 건물 외벽에 큼지막하게 걸린 ‘東天紅’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에서부터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샘솟았다. 5층에 위치한 식당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1층에서부터 풍겨오는 짜장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치 어린 시절, 졸업식 날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았던 고급 중식당의 향수 어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듯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넓고 깔끔한 홀이 눈에 들어왔다. 토요일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짜장면, 짬뽕 같은 식사류부터 탕수육, 양장피, 난자완스 같은 요리류까지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었다. 워낙 유명한 메뉴들이 많아 고민 끝에 탕수육과 군만두, 그리고 사천탕면을 주문했다.

동천홍 내부
벽에 걸린 금색 “東天紅” 글자가 이곳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군만두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만두피는 쫄깃했고, 만두 속은 육즙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의 풍미가 정말 일품이었다. 돼지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기의 풍미가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살짝 느끼하다 싶을 땐, 테이블 위에 놓인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싹 가시는 듯했다.

사천탕면
해산물과 채소가 가득한 사천탕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다음으로 등장한 것은 동천홍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탕수육이었다. 튀김옷이 얇고 바삭한,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이었다. 탕수육을 한 입 베어 무니, 마치 새우깡처럼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튀김옷에서는 기름 쩐내 하나 없이 깔끔했고, 돼지고기 역시 잡내 없이 담백했다. 탕수육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탕수육 소스에 푹 찍어 먹으니,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 그리고 달콤새콤한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난자완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난자완스는 눈으로도 맛있는 음식이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바로 사천탕면이었다. 나는 빨간 사천탕면 대신, 맑은 국물의 흰 사천탕면을 주문했다. 뽀얀 국물 위로 얇게 채 썬 양파와 채소들이 소복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굴짬뽕과 나가사키 짬뽕을 섞어놓은 듯한 오묘한 맛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이 면에 잘 배어들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명동교자의 국물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은, 느끼할 수 있는 중식 요리들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식사 메뉴를 절반 사이즈로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동천홍의 매력 포인트였다. 덕분에 짜장면도 맛볼 수 있었다. 짜장면은 재료를 잘게 다진 유니짜장 스타일이었다. 소스가 면에 겉돌지 않고 싹 배어 있어,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면을 다 먹고 남은 짜장 소스에 밥을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유니짜장
잘게 다진 재료로 만든 유니짜장은 소스가 면에 잘 배어들어 맛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옆에는 다양한 음식 모형들이 전시된 쇼케이스가 놓여 있었다. 음식 모형들은 하나같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쇼케이스를 구경하며 다음에는 어떤 메뉴를 먹어볼까 고민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였다.

동천홍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음식 맛은 물론, 분위기,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만이 낼 수 있는 깊은 내공이 느껴졌다. 대전에서 중식 맛집을 찾는다면, 망설임 없이 동천홍을 추천하고 싶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도 분명 동천홍의 맛과 분위기에 만족하실 것 같다.

동천홍은 오전 11시 30분에 오픈하는데, 11시 25분까지 가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주차는 주변 골목에 눈치껏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동천홍 외관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솟은 동천홍 건물.

나는 동천홍을 나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한 기분으로 거리를 걷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는 것 같다. 대전 월평동 맛집 동천홍은, 내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준 곳이다. 다음에 또 대전을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중식 맛집이다.

사천탕면
푸짐한 해산물이 들어간 사천탕면은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정기휴무 안내
방문 전 브레이크 타임과 정기 휴무일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음식 모형
다양한 음식 모형들이 다음 방문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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