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바삭함, 갈마동 바삭공장에서 만난 대전 돈까스 맛집의 향연

점심시간, 왠지 모르게 튀김옷 바삭거리는 돈까스가 간절하게 당기는 날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방문한 곳은 갈마동, 좁은 골목길에 숨어있는 작은 보석 같은 공간, 바로 ‘바삭공장’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장인의 향기가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갈마도서관 주차장 입구 바로 맞은편 골목, 그 좁다란 길목에 위치한 탓에 주차는 쉽지 않았다. 매장 뒤편에 겨우 두 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전부라니, 역시 맛집은 쉽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법인가 보다. 어렵사리 주차를 마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4인 테이블 두 개와 2인 테이블 하나, 그리고 바 테이블 몇 석이 전부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왁자지껄한 식당이라기보다는, 퇴근 후 하이볼 한 잔 기울이기 좋은 세련된 바에 가까운 인상이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벽돌 벽이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천장에는 레일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은은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놓인 오더링 디바이스를 들여다봤다. 요즘은 이런 시스템이 대세인가 보다. 메뉴를 하나하나 살펴보니, 역시나 카츠 종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히레카츠(안심), 로스카츠(등심)는 기본, 치킨과 치즈의 조합이 매력적인 치치카츠, 그리고 매콤한 맛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마라카츠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나를 유혹했다. 메뉴 고르는 데만 한참 걸릴 것 같았지만, 다행히 메뉴 옆에 ‘Best’ 표시가 있어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고민 끝에 치치카츠와 마라카츠, 그리고 비프카레를 주문했다.

바삭공장 내부 인테리어
세련된 바 분위기를 풍기는 바삭공장 내부.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분주하게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보였다. 튀김 냄새와 맛있는 냄새가 섞여 코를 간지럽혔다. 곧이어 주문한 메뉴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음식이 빨리 나와서 놀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마라카츠였다. 붉은 마라 소스가 돈까스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얇게 슬라이스 된 양파가 얹어져 있었다. 강렬한 붉은 색감이 식욕을 자극했다. 묘한 향신료 향이 코를 찔렀다. 젓가락으로 돈까스 한 조각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첫 입에 느껴지는 것은 역시 마라의 강렬함이었다.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매콤함과 향긋한 향신료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돼지고기는 부드러웠다. 마라의 강한 맛 때문에 돈까스 본연의 맛이 살짝 가려지는 듯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마라카츠만의 매력이었다.

마라카츠
강렬한 붉은 색감의 마라카츠. 톡 쏘는 마라의 풍미가 일품이다.

다음은 치치카츠. 치킨카츠 위에 치즈가 듬뿍 올려진 모습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치킨카츠와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 치킨카츠 자체는 담백한 맛이 강했는데, 느끼하지 않고 깔끔해서 좋았다. 특히 함께 나온 카레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비프카레. 짙은 갈색의 카레 위에는 잘게 썰린 소고기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입 맛보니, 생각보다 가벼운 느낌의 카레였다. 흔히 생각하는 진하고 묵직한 일본식 카레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카레 깊숙이 스며든 토마토 향이 독특했고, 라이트한 맛과 잘 어울렸다. 밥과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다만, 카츠를 카레에 찍어 먹고 싶었는데, 밥 때문에 카레가 점점 줄어드는 점은 아쉬웠다.

돈까스 자체의 퀄리티는 훌륭했다. ‘바삭공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튀김옷은 정말 바삭했다. 기름도 깨끗한 것을 사용하는지, 튀김옷 색깔도 맑고 투명했다. 고기도 신선하고 잡내 없이 맛있었다.

반찬으로는 양배추 샐러드와 단무지, 그리고 옥수수가 나왔다. 양배추 샐러드는 드레싱이 상큼해서 돈까스와 잘 어울렸다. 옥수수는 달콤해서 입가심으로 좋았다.

돈까스 한상차림
히레카츠 정식 한상차림. 깔끔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이다. 물론 맛과 퀄리티를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이지만, 자주 방문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바삭한 튀김옷과 다양한 메뉴,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멀리서 찾아올 정도의 특별한 맛은 아닐지 몰라도, 동네에 이런 돈까스집이 있다면 분명 자주 방문했을 것 같다. 갈마동 근처에 산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대전 돈까스 맛집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특히, 바삭공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른 튀김 메뉴들도 기대가 된다.

치치카츠 정식
푸짐한 치치카츠 정식 한 상. 샐러드와 밥, 국까지 완벽한 구성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바삭하게 튀겨진 돈까스의 여운이 입가에 감돌았다. 오늘 점심, 갈마동에서 맛있는 돈까스 한 끼로 제대로 힐링한 기분이다.

우동
돈까스와 함께 즐기기 좋은 따뜻한 우동.
돈까스 근접샷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의 완벽한 조화.
돈까스 단면
두툼한 돼지고기 단면이 신선함을 증명한다.
히레카츠
겉바속촉의 정석, 히레카츠.
히레카츠 단면
히레카츠의 부드러운 속살.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