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한 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어머니께서 고기를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부산 범일동에 위치한 한우 맛집, ‘더금송’으로 향했다. 평소 주변에 워낙 고깃집이 많아 새로운 곳을 뚫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곳은 즐겨찾기 목록에 저장해둔 지 꽤 되었던 곳이라 기대감을 안고 방문했다.
예전에 다른 고깃집이 있던 자리라고 하는데, 어둡고 칙칙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밝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장에는 황금색의 튼튼한 환풍 시설이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어 연기를 빨아들일 준비를 마친 듯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건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심하게 테이블을 신경 써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고기부터 반찬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챙겨주시는 덕분에 어머니도 무척 만족스러워하셨다.
우리는 ‘백송 세트’를 주문했다. 갈빗살, 등심, 제비추리로 구성된 이 세트는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고기가 나오기 전,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싱싱한 야채 샐러드, 백김치, 갓김치, 깻잎 장아찌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놋그릇에 담겨 나온 갓김치는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셨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등장했다. 선홍빛을 뽐내는 신선한 한우의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블링도 예술이었고, 두께도 적당해서 굽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함께 나온 새송이버섯과 꽈리고추도 고기의 풍미를 더해줄 것 같았다.
숯불이 들어오고, 본격적으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잘 달궈진 불판 위에 갈빗살을 먼저 올렸다. 육즙이 좔좔 흐르는 모습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갈빗살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얼른 한 점 집어 들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환상적인 맛이 느껴졌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고소하고 부드러운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맛이었다. 어머니께서도 “정말 맛있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셨다.

갈빗살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음으로는 등심을 구웠다. 등심은 갈빗살보다 조금 더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등심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다.
마지막으로 제비추리를 맛볼 차례. 제비추리는 소 한 마리당 얼마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라고 한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육즙도 풍부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서 육회를 서비스로 가져다주셨다. 예쁘게 세팅된 육회를 보니, 그냥 먹기 아까울 정도였다. 직원분께 접시를 요청했더니, 직접 육회를 비벼다 주시는 센스까지 발휘해주셨다.

육회는 정말 신선하고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고소한 참기름 향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어머니도 육회를 드시면서 “정말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식사 메뉴로는 방아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부산에서는 방아잎을 넣은 된장찌개를 즐겨 먹는데, 그 특유의 향긋함이 정말 좋다. 더금송의 방아 된장찌개는 정말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방아잎의 향긋함과 된장의 구수함이 어우러져,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2층에 단체석도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말 회식이나 가족 모임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내부는 전체적으로 밝고 깔끔한 분위기였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더금송에서 어머니와 함께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고기의 퀄리티는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어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셔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종종 어머니를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머니께서는 “오늘 정말 좋은 곳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행복한 미소를 보니, 나 또한 덩달아 행복해졌다. 앞으로도 어머니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늦은 시간, 깔끔하게 고기가 먹고 싶을 때, 혹은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하고 싶을 때, 범일동 맛집 ‘더금송’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분명히. 부산 동구에서 잊지 못할 한우의 향연을 경험하고 싶다면, 더금송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