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인천 맛집, 현대물텀벙에서 만난 아구찜의 향수

오랜만에 코끝을 간지럽히는 빗방울이 흩날리던 날, 문득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아구찜이 강렬하게 떠올랐다. 핸들을 잡고 무작정 향한 곳은, 지인의 추천으로 예전부터 찜해두었던 인천 동구청 인근의 ‘현대물텀벙’이었다.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가게 문을 열자, 예상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마다 놓인 버너와 둥그런 불판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것과 흡사했다. 마침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라, 한차례 손님들이 빠져나간 덕분에 여유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 벽에 걸린 오래된 액자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메뉴판을 보니 아구찜과 아구탕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첫 방문인 만큼 대표 메뉴인 아구찜을 선택하기로 했다. 매운맛은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 세 단계로 나뉘어 있었는데,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나를 위해 중간맛으로 주문했다. 곧이어,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채웠다. 꽈리고추 멸치볶음, 청포묵, 오이무침 등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이는 반찬들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밥상을 받는 듯한 푸근함을 느끼게 했다. 특히, 시원한 동치미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은 어릴 적 할머니 댁 밥상을 떠올리게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구찜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뒤덮인 아구와 콩나물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아구 살점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콩나물과 아구의 조화로운 색감이 입맛을 돋우는 것은 물론, 풍성한 양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젓가락을 들어 아구 살점을 집어 들었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아구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양념은 과하지 않게 매콤하면서도, 아구 특유의 담백함을 해치지 않아 좋았다. 특히, 콩나물의 아삭아삭한 식감은 아구찜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푸짐한 아구찜의 모습
붉은 양념에 뒤덮인 아구와 콩나물이 푸짐하게 담긴 아구찜.

겨자를 살짝 섞은 간장 소스에 아구를 찍어 먹으니, 톡 쏘는 겨자의 향이 아구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취향에 따라 초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고 하기에, 초장에도 살짝 찍어 먹어보니,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져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구찜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볶음밥을 안 먹을 수 없었다. 남은 양념에 김 가루와 참기름을 더해 볶아주는 볶음밥은, 그야말로 최고의 마무리였다. 살짝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는, 볶음밥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팁이었다. 볶음밥 한 입, 동치미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것은 물론, 뱃속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볶음밥
아구찜 양념에 볶아먹는 볶음밥은 최고의 마무리였다.

다 먹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 한쪽에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소개된 사진이 걸려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음번에는 아구탕에 쫄면 사리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현대물텀벙’은 오래된 노포의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신선한 아구와 맛깔스러운 양념이 어우러진 아구찜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마산에서 먹던 아구찜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인천의 아구찜은, 내게 잊지 못할 맛의 향수를 선사했다. 싱싱한 아구를 사용해서인지, 살이 탱탱하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나오는 길에 가게 앞에 주차된 차들을 보니, 6~7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내부 전경
정겨운 분위기의 가게 내부.

돌아오는 길, 빗방울은 더욱 굵어져 있었지만, 뱃속은 든든하고 마음은 따뜻했다. ‘현대물텀벙’에서의 아구찜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현대물텀벙’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아구탕을 맛보러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땐,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아구찜과 밑반찬으로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총평: ‘현대물텀벙’은 인천 동구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구찜 맛집이다. 신선한 아구와 맛깔스러운 양념의 조화가 훌륭하며,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근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볶음밥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 다만, 주차 공간이 협소할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꿀팁:
* 매운 것을 못 먹는다면 순한맛이나 중간맛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아구찜을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음밥을 꼭 추가해서 먹자.
* 겨자를 섞은 간장 소스에 아구를 찍어 먹으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수 있다.
* 허영만 백반기행에 소개된 맛집이니, 믿고 방문해도 좋다.

현대물텀벙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현대물텀벙 간판.
탱탱한 아구 살점
탱탱하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는 아구 살점.
아삭한 콩나물
아삭한 콩나물은 아구찜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린다.
푸짐한 아구찜 한 상
푸짐한 아구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메뉴판
아구찜과 아구탕이 주 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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