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던 어느 날, 나는 핸들을 잡고 무작정 울산으로 향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다. 울산에서도 특히 언양은,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나를 설레게 한 건 바로 그곳에 자리 잡은 텍사스 바베큐 전문점, ‘고스트블랙’이었다.
평소 바베큐를 즐기는 나에게 텍사스 스타일은 늘 로망이었다. 훈연 향 가득한 고기와 다양한 소스,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 고스트블랙은 그런 나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줄 것 같았다. 외곽에 위치해 자차 없이는 방문하기 힘들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넓은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다는 정보는 주차 걱정을 덜어주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분위기에 감탄했다. 3층 건물 전체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1층은 반려동물 동반 식사가 가능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2층은 6인 테이블석과 단체석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손님이나 모임 장소로도 적합해 보였다. 나는 대암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창밖으로 펼쳐진 잔잔한 호수와 푸른 산의 조화는 그 자체로 훌륭한 요리가 되어 눈을 즐겁게 했다.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통유리창에 새겨진 ‘GHOST BLACK’ 레터링은 감각적인 포인트를 더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고민에 빠졌다. 고스트블랙에서는 단품 메뉴 주문이 불가하고, 오직 세트 메뉴만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2인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거대한 플레이트가 놓였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다양한 종류의 고기와 사이드 메뉴들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었는데,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플레이트 위에는 비프 립, 브리스킷, 풀드 포크 등 다채로운 바베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선명한 붉은색의 스모크 링은 훈연 과정을 거친 고기임을 증명하는 듯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표면은 먹음직스러움을 더했고, 고기 사이사이에는 할라피뇨와 구운 채소가 놓여 있어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았다. 스테인리스 트레이에는 코울슬로, 프렌치프라이, 또띠아 칩, 모닝빵, 다양한 소스, 피클, 양파 슬라이스 등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가장 먼저 브리스킷을 맛보았다. 4시간에서 16시간 동안 저온으로 훈연했다는 설명처럼,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훈연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풍미를 더했고, 육즙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함께 제공된 모닝빵에 코울슬로와 브리스킷을 넣고 미니 버거를 만들어 먹으니 환상적인 맛이었다. 빵의 부드러움, 코울슬로의 아삭함, 그리고 브리스킷의 촉촉함이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다음으로 비프 립을 맛보았다. 큼지막한 뼈에 붙어 있는 살코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뼈에서 살을 발라내어 입에 넣으니, 묵직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함께 제공된 소스들과의 조합이 훌륭했다. 달콤한 바베큐 소스는 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주었고, 매콤한 소스는 느끼함을 잡아주어 끊임없이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또띠아 칩에 풀드 포크와 소스를 올려 먹으니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삭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프렌치프라이와 코울슬로를 곁들이니 입안이 상쾌해졌다. 특히 코울슬로는 직접 만든 듯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이 돋보였다. 느끼할 수 있는 바베큐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할라피뇨는 매콤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고, 구운 채소는 풍성한 식감을 더해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처음에는 모든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식으면서 질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늦게 나온 고기들은 처음의 감동적인 맛을 느끼기 어려웠다. 부위별로 텀을 두고 제공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소스를 제외한 모든 것을 추가 주문해야 한다는 점도 아쉬웠다. 빵이나 또띠아를 추가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양이 푸짐하다고는 하지만 성인 남성 둘이서 2인 세트를 먹기에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었다. 결국 비프 립 단품과 빵, 또띠아를 추가로 주문해야 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텍사스 바베큐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흔치 않다는 점과 아름다운 뷰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고스트블랙에서는 복분자 하이볼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위스키가 아닌 소주로 만든다는 점이 특이했다. 술을 잘 못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선택지였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주문부터 서빙, 그리고 계산까지 모든 과정에서 친절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식사 중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필요한 것을 바로바로 제공해주는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고스트블랙의 야경을 감상했다. 건물 전체를 감싸는 조명과 ‘GHOST BLACK’이라는 강렬한 네온사인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기념사진을 몇 장 찍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렸다.
울산 언양에서 만난 고스트블랙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있는 텍사스 바베큐를 즐기고,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고, 멋진 분위기에 취할 수 있는 곳. 울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고스트블랙에 방문하여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연인과의 데이트, 가족과의 외식, 친구들과의 모임 등 어떤 자리에도 어울리는 완벽한 장소가 될 것이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좀 더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야경을 바라보며 고스트블랙에서의 기억을 되새겼다. 훈연 향 가득한 바베큐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였다. 울산 맛집, 고스트블랙은 내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