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야, 우리 어릴 때 자주 가던 그 부대찌개집, 아직도 있을까?” 잊고 지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수원중앙병원 근처,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았던 ‘홍고집 부대찌개’. 세월이 꽤 흘렀지만, 왠지 모르게 그 맛은 변치 않았을 것 같았다. 망설임 없이 약속을 잡고, 추억을 찾아 그 골목으로 향했다.
수원역에서 버스를 타고 중앙병원 정류장에 내렸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주변은 많이 변했지만, 낡은 간판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홍고집 부대찌개”.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변함없는 모습의 식당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 정겨운 분위기가 그대로였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지만, 몇몇 테이블에는 손님들이 부대찌개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부대찌개와 함께 눈에 띄는 메뉴는 바로 ‘오징어 쌈’이었다. 예전에는 부대찌개만 먹었던 것 같은데, 새로운 메뉴에 호기심이 생겼다.
“사장님, 저희 부대찌개 2인분에 오징어 쌈 1인분 주세요!”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이 빠르게 세팅되었다. 김치,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김은 부대찌개와 함께 먹으면 꿀맛이라고 사장님께서 귀띔해주셨다. 잠시 후, 기다리던 부대찌개가 테이블에 놓였다.

커다란 냄비 안에는 햄, 소시지, 두부, 콩나물, 채소 등 푸짐한 재료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붉은 양념이 풀어지면서,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곧이어 오징어 쌈도 나왔다. 철판 위에 볶아진 오징어와 함께, 아삭한 콩나물이 곁들여져 있었다. 매콤한 양념 냄새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부대찌개가 끓기 시작하자, 사장님께서 라면사리를 넣어주셨다. 특이하게도, 남자라면 사리를 사용한다고 한다. 면발이 굵고 쫄깃해서 부대찌개와 잘 어울린다고.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며, 먼저 오징어 쌈을 맛보았다.
젓가락으로 오징어와 콩나물을 집어 김에 싸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고,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오징어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콩나물은 신선하고 아삭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살짝 매콤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라면이 어느 정도 익자, 부대찌개도 본격적으로 맛볼 차례였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콩나물이 듬뿍 들어가서 그런지, 국물이 깔끔하고 개운했다. 햄과 소시지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두부는 부드러웠다. 남자라면 사리는 역시 면발이 쫄깃했고,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밥 위에 부대찌개 국물을 적셔 햄과 함께 먹으니, 꿀맛이었다. 김에 싸 먹어도 맛있었고, 콩나물무침과 함께 먹어도 잘 어울렸다. 오랜만에 맛보는 부대찌개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친구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밥을 조금 남겨 볶음밥처럼 만들어 먹었다. 사장님께서 김가루를 뿌려주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영수증을 들고 맞은편 카페에 가면 할인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작은 배려에 감동하며, 카페로 향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친구와 함께 홍고집 부대찌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기 진짜 그대로네. 맛도 하나도 안 변했어.”
“그러게. 어릴 때 여기서 진짜 많이 먹었었는데.”
우리는 추억을 되새기며, 다음에도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홍고집 부대찌개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홍고집 부대찌개는 수원중앙병원 옆 골목 안에 위치해 있다. 오래된 맛집이지만, 깔끔하고 친절한 서비스는 여전했다. 부대찌개는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었고, 오징어 쌈은 매콤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가볍게 식사하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사장님의 친절함은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맛과 서비스는 그 모든 것을 잊게 할 만큼 훌륭했다. 홍고집 부대찌개는, 수원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지역 맛집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 문득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계란말이가 생각났다. 다음에는 꼭 부대찌개와 함께 계란말이도 시켜 먹어야겠다. 홍고집 부대찌개,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