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감성 속 숙성 돼지고기, 중랑역 최고의 맛집 고기를품다에서 발견한 미(味)

퇴근 후,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숙성된 돼지고기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발걸음을 중랑역 근처 ‘고기를품다’로 향했다. 평소 숙성 고기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터라, 설렘을 가득 안고 가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아늑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벽돌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더했고, 흘러나오는 90년대 가요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숙성 목살과 삼겹살, 그리고 눈꽃살까지 다양한 부위가 눈에 띄었다. 특히, “목살은 고기를품다 지점에서밖에 안 사먹는다”는 리뷰가 있을 정도로 목살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오늘은 왠지 목살을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숙성 목살 2인분과 삼겹살 1인분을 주문하고, 시원한 맥주도 한 병 추가했다.

숯불 위에 올려진 숙성 목살
숯불 위에 올려진 숙성 목살

주문 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멸치젓, 와사비, 명이나물, 파김치 등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멸치젓은 따뜻하게 데워져 나와 고기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줄 것 같았다. 밑반찬 하나하나에서 음식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순두부찌개는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찌개를 보니 절로 소주 생각이 났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성 목살이 등장했다. 겉은 짙은 갈색을 띠고 있었고, 칼집 사이로 보이는 붉은 단면은 신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불판 위에 목살을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겉면을 먼저 익혀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속까지 골고루 익혀주었다.

잘 익은 숙성 목살을 자르는 모습
잘 익은 숙성 목살을 자르는 모습

잘 익은 목살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굽기였다. 첫 입을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했다. 정말로 퍽퍽함이 전혀 없고, 마치 스테이크를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왜 이곳 목살을 극찬하는 리뷰가 많은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보기도 하고, 멸치젓에 푹 담가 먹어보기도 했다. 짭짤한 멸치젓과 고소한 목살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이곳에서 제공하는 안데스 호수 소금은 목살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비법 같았다. 명이나물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입안이 더욱 즐거워졌다. 쌈 채소와 함께 쌈으로 먹으니 신선함까지 더해져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싱싱한 쌈 채소에 고기를 싸 먹는 모습
싱싱한 쌈 채소에 고기를 싸 먹는 모습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삼겹살도 불판 위에 올려 구웠다. 삼겹살 역시 숙성이 잘 되어 있어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기름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김치와 함께 구워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장뇌삼 한 뿌리를 내어주셨다. 쌉싸름한 장뇌삼을 소주에 넣어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왠지 건강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이런 작은 서비스 하나하나가 손님을 감동시키는 비결인 것 같다.

장뇌삼 한 뿌리가 담긴 쌈 채소
장뇌삼 한 뿌리가 담긴 쌈 채소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화로 라면을 주문했다. 뜨겁게 달궈진 화로에 라면을 끓여 먹으니, 더욱 쫄깃하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남은 고기와 함께 먹으니 최고의 조합이었다.

‘고기를품다’에서는 고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LA갈비, 버터새우구이, 눈꽃살, 안거미살 등 다채로운 메뉴는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특히, LA갈비는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과 함께 먹으면 꿀맛이라고 한다. 버터새우구이는 고소한 버터 향이 새우의 풍미를 더욱 살려준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 꼭 먹어봐야겠다.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순두부 찌개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순두부 찌개

‘고기를품다’ 사장님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고기에 대한 자부심과 철학이 대단하신 분 같았다. 최고의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손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했다.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의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면목점과는 달리 초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숙성된 고기의 품질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직접 구워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품다’는 맛,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숙성 목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앞으로도 90년대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고기를 먹고 싶을 때, 주저 없이 ‘고기를품다’를 찾을 것 같다. 중랑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숙성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LA갈비와 계란찜
LA갈비와 계란찜
고기와 와사비, 젓갈
고기와 와사비, 젓갈
물냉면
물냉면
숯불 LA갈비
숯불 LA갈비
버터 새우구이
버터 새우구이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