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는 보람이 있는 함안 미경식당, 인생 흑돼지 삼겹살 맛집 여정

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의 여행 계획을 세우며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맛집 탐방이었다. 특히,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함안에서 꼭 가봐야 한다는 흑돼지 삼겹살 맛집, ‘미경식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소문난 맛집답게 웨이팅이 살벌하다는 이야기에, 오픈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이른 5시 20분,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셔터가 굳게 닫힌 식당 앞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셔터 문이 굳게 닫혀 안에서 기다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 이른 시간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걸 보니, 과연 ‘찐 맛집’이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5시 30분이 되자, 드디어 셔터가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기다렸던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하는 순간이었다.

미경식당 간판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은 시간, ‘참숯구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미경식당 간판이 정겹게 느껴진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자마자, 독특한 질문이 던져졌다. “파채는 몇 개 준비해 드릴까요?” 의아한 마음에 여쭤보니, 의외로 파채를 안 먹는 사람들이 있어 음식물 낭비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손님을 배려하는 사려 깊은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메뉴는 흑돼지 오겹살 단일 메뉴.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했다. 우리는 당연히 3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초벌구이 되어 나온 흑돼지 오겹살의 자태는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겉은 살짝 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한 육즙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지금 당장이라도 입안으로 가져가고 싶을 정도였다.

초벌된 흑돼지 오겹살
초벌되어 나온 흑돼지 오겹살은 겉은 살짝 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육즙을 머금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쌈장, 참소스, 소금이 가지런히 놓였다. 하지만, 나는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소금만 살짝 찍어 먹어보기로 했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흑돼지 특유의 풍미와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흑돼지 오겹살은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고기와 함께 제공되는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흑돼지 오겹살과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흑돼지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끊임없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줬다. 깻잎 장아찌 또한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흑돼지 오겹살을 깻잎에 싸서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이 정말 최고였다.

다채로운 밑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흑돼지 오겹살과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미경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된장찌개”였다. 자투리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몽탄 된장찌개 스타일의 걸쭉한 질감이 밥과 함께 먹기에 너무 좋았다. 된장찌개에 밥을 말아 흑돼지 오겹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참숯 화력이 워낙 강해서, 고기를 굽는 스킬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의 굽기 팁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 우선, 비계를 화로 바깥쪽으로 향하게 하여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적당히 노릇해지면 뒤집고, 반대편도 익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자른 면을 살짝 익혀 육즙을 가두고, 너무 익히지 않도록 주의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흑돼지 오겹살 구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숯불에 구워지는 흑돼지 오겹살
강렬한 참숯 화력에 흑돼지 오겹살이 맛있게 구워지고 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고기를 너무 바싹 익히면 흑돼지의 껍질이 딱딱해지고, 육즙이 빠져나가 맛이 없어진다는 이야기에, 살짝 핑크빛이 감도는 상태로 먹어봤다. 그랬더니, 정말 놀라운 맛이었다.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가고, 흑돼지 특유의 풍미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이제까지 내가 먹었던 돼지고기는, 너무 익혀서 질기고 퍽퍽한, 잘못된 돼지고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경식당에서는 지리산 흑돼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었다. 1인분에 16,000원이고, 기본 3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곳”이었다.

사장님은 정말 친절하셨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맛있는 굽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 이름은 ‘미경’인데, 간판에는 ‘미경’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초행길인 사람들은 찾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차가 쉽지 않아 보였다. 터미널 근처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주차 공간이 협소했다.

미경식당 외관
식당 입구에는 참숯이 쌓여 있었다. 이 참숯이 흑돼지 오겹살의 풍미를 더해주는 비결일 것이다.

오픈 시간은 5시 30분이지만,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6시 정도였다. 초벌구이 시간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다림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흑돼지 오겹살을 맛볼 수 있었다.

세 명이서 9인분을 먹고 나왔다. 정말 배부르게, 맛있게 잘 먹었다. “인생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기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함안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경식당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맛있는 흑돼지 오겹살과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정말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함안 맛집 미경식당,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숯불에 구워지는 흑돼지 오겹살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흑돼지 오겹살. 그 맛은 상상 이상이다.
식당 내부 풍경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참숯
고기를 굽는 데 사용되는 참숯. 화력이 정말 좋다.
불판 위의 흑돼지 오겹살
불판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흑돼지 오겹살.
미경식당 간판
미경식당의 또 다른 간판. ‘백반 전문’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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