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짜장면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졸업식 날의 설렘과 운동회 날의 짜릿한 승리를 기념하는 특별한 추억이었다. 갓 짜낸 듯 윤기가 흐르는 면발,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짜장 소스는 어린 시절의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 문득 그 시절 짜장면의 맛이 그리워졌다. 마치 오래된 앨범을 펼치듯, 희미해진 기억 속 짜장면의 흔적을 따라 청주로 향했다. 그곳에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맛집, ‘금용’이 있었다.
금용은 1985년부터 대를 이어 운영되고 있는 지역의 오래된 중식당이다. 낡은 벽돌 건물과 빛바랜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낡았지만 어딘가 정겨운 외관은 마치 어린 시절 살던 동네 어귀의 익숙한 풍경처럼 편안하게 다가왔다. 건물 앞에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는 비교적 용이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주차장을 보니, 이곳이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용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지루할 틈 없이 카카오톡 알림이 울리며, 금용의 차례가 왔음을 알려주었다. 마치 게임처럼, 웨이팅 시간마저 즐겁게 만들어주는 센스에 미소가 지어졌다.
드디어 금용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짜장면 볶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옛날식 나무 테이블과 의자, 정겨운 분위기의 실내는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와 메시지들이 가득했고, 곳곳에 재미있는 문구들이 적혀 있어 기다리는 동안 지루함을 덜 수 있었다. 사진 속 실내는 나무 소재를 많이 사용하여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으며,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이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돌짜장, 탕수육, 짬뽕 등 중식의 기본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금용의 시그니처 메뉴는 단연 ‘돌짜장’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에 짜장면을 담아내어, 마지막 한 입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는 돌짜장(소)와 탕수육(기본), 그리고 불고기짬뽕을 주문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서비스로 제공되는 계란후라이와 빨간 오뎅, 그리고 후식 아이스크림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기본 반찬과 함께 셀프 계란후라이 코너를 안내해주셨다. 한쪽에는 빨간 오뎅이 커다란 통에 담겨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었다. 나는 능숙하게 계란을 깨뜨려 프라이팬에 올렸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계란후라이처럼, 노른자는 반숙으로 익혀 접시에 담았다. 빨간 오뎅도 하나 집어 들었다.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것이, 돌짜장을 먹기 전 완벽한 에피타이저였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돌짜장이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 위에서 짜장면이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돌판 위에는 짜장면뿐만 아니라 새우, 오징어, 버섯 등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돌판의 열기 덕분에 면은 오랫동안 따뜻함을 유지했고, 마지막 한 가닥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돌짜장의 첫 맛은 정말 새로웠다. 일반 짜장면과는 달리,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면은 쫄깃했고, 짜장 소스는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은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특히 돌판 위에서 구워진 해산물과 채소는 풍미를 더했고, 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은 감탄을 자아냈다. 뜨거운 짜장을 후후 불어가며 먹으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했다.
돌짜장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서비스로 제공되는 공기밥을 비벼 먹었다. 남은 짜장 소스에 밥을 넣고 슥슥 비비니, 또 다른 별미가 탄생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짜장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돌판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은 덤이었다.

이어서 탕수육이 나왔다. 금용의 탕수육은 일반 탕수육과는 조금 달랐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소스는 핑크색을 띠고 있었다. 처음에는 핑크색 소스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막상 먹어보니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탕수육 위에는 양파와 당근 등의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어,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이미지에서 탕수육은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바삭해 보이며, 핑크색 소스는 독특하면서도 식욕을 자극한다. 탕수육 위에 올려진 채소들은 신선해 보이며, 탕수육과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줄 것 같다.

특히 마늘 탕수육은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가 있어 독특한 풍미를 자랑했다.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마늘 향이 탕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탕수육은 정말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불고기짬뽕이 나왔다. 짬뽕 위에는 불고기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고, 매콤한 국물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면은 쫄깃했고, 불고기는 부드러웠다. 짬뽕 안에는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가 들어 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불고기의 달콤한 맛과 짬뽕 국물의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있었다. 직원분께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하자, 환한 미소로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셨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금용은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훌륭한 곳이었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했고, 손님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금용에서 식사를 하면서, 나는 어린 시절 짜장면을 먹던 추억을 떠올렸다. 그때는 짜장면 한 그릇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고, 짜장면을 먹는 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금용의 짜장면은 그때 그 맛은 아니었지만,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특별한 맛이었다.
금용을 나서면서, 나는 다시 한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금용은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청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금용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돌짜장과 함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