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이 살아 숨 쉬는 곳, 임실 거시기식당에서 만난 푸근한 저녁 밥상 지역 맛집 기행

임실 출장길,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저녁 식사를 위해 길을 나섰다. 낯선 도시에서의 식사는 늘 설렘과 약간의 불안함이 공존한다. 과연 어떤 맛집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스마트폰 검색 끝에 ‘거시기식당’이라는 정감 넘치는 이름의 식당을 발견했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 푸근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테이블 너머로 들려오는 정겨운 사투리,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낯선 곳에서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순두부찌개, 청국장, 닭볶음탕, 동태찌개 등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순두부찌개와 청국장을 주문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순두부찌개
뚝배기에 담겨 나온 순두부찌개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기본 찬들이 놓였다. 나물, 김치, 젓갈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든 듯한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젓갈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두부찌개가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몽글몽글한 순두부와 고소한 계란이 붉은 국물 속에서 조화로운 색감을 뽐냈다.

곧이어 등장한 청국장은 진한 냄새부터가 남달랐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청국장 냄새였다. 쿰쿰하면서도 구수한 향이 코를 찌르며 식욕을 자극했다. 숟가락으로 크게 한술 떠서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제대로 푹 삭힌 콩의 풍미와 칼칼한 국물이 어우러져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순두부찌개는 부드러운 순두부의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후루룩 떠먹으니, 속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기분이었다. 다만, 청국장의 강렬한 맛에 가려 순두부찌개의 맛이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느껴진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먼저 챙기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는데, 사장님께서 아이들을 위한 반찬을 따로 챙겨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인심에 감동받은 부모님들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런 따뜻함이 바로 동네 맛집의 매력이 아닐까.

혼자 방문한 손님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혼자 온 손님들에게는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반찬을 더 챙겨주기도 하는 등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었다.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대하는 듯한 친근함이 느껴졌다.

다양한 종류의 밑반찬
다양한 종류의 밑반찬

벽 한쪽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가격이 적혀 있었다. 삼겹살, 제육볶음, 감자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오리주물럭과 닭볶음탕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메뉴인 듯했다. 다음에는 꼭 오리주물럭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

식당을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과 푸근한 인심 덕분에 낯선 도시에서의 저녁 식사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거시기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고향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거시기식당을 다시 찾았다. 어제 맛보지 못했던 김치찌개, 된장찌개의 맛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위해 이곳을 찾는 듯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푸짐한 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찌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김치찌개는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잘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냈다.

된장찌개는 구수한 된장 향이 인상적이었다. 두부,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건강한 느낌이었다. 찌개 한 숟갈에 밥 한 숟갈을 먹으니, 아침부터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

특히 밥맛이 정말 좋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은 찌개와 함께 먹으니 꿀맛이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냈다. 아침부터 과식하는 바람에 배가 빵빵해졌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다.

거시기식당은 아침 일찍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열어 여행객이나 출장객들에게 든든한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나도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어제 저녁에 맛있게 먹었다고 다시 한번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오늘도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따뜻한 인사에 힘을 얻어 기분 좋게 식당을 나섰다.

임실에서의 짧은 시간 동안 거시기식당은 내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맛있는 음식, 푸근한 인심, 따뜻한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음에 임실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땐 꼭 오리주물럭을 먹어봐야지. 임실의 숨겨진 보석 같은 지역 맛집, 거시기식당에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거시기식당 명함
거시기식당 명함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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