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야구팬들의 성지, 주문진 막국수에서 맛보는 부산의 깊은 맛

프로야구 시즌, 열띤 응원 속에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르고 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물론 그것도 좋지만, 부산 사직구장 인근에는 그 갈증을 해소해 줄 더욱 특별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바로 주문진 막국수.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을 뿐 아니라, 사직동 주민들에게도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곳이다. 오늘,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적잖은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워낙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긴 줄도 금세 줄어든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막국수와 수육. 특히 수육은 꼭 맛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메뉴판을 정독하며 어떤 조합으로 즐길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섰다.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만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모두 입식 테이블로 바뀌어 있었다.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넓은 홀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지만, 직원분들의 능숙한 안내 덕분에 금세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막국수와 수육을 주문했다.

주문진 막국수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문진 막국수’ 간판.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육이 먼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얇게 썰린 수육 위에는 꼬들꼬들한 무생채가 곁들여져 나왔는데, 그 색감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무생채의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곁들여 나온 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윤기가 흐르는 수육과 꼬들꼬들한 무생채
윤기가 흐르는 수육과 꼬들꼬들한 무생채의 조화.

수육을 몇 점 맛보고 있을 때, 드디어 막국수가 등장했다. 나는 물막국수를 시켰는데, 뽀얀 육수 위에 김 가루와 채 썬 오이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를 한 모금 들이켜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육수는, 마치 잘 끓인 사골 육수를 연상시키는 깊은 맛을 냈다. 면은 메밀면이라 그런지,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 독특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과 육수를 함께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시원한 물막국수
살얼음 동동,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물막국수.

함께 간 일행은 비빔막국수를 시켰는데, 양념이 꽤나 강렬해 보였다. 한 입 맛보니, 역시나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비빔막국수만 먹기에는 양념이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데, 이럴 때 수육을 함께 곁들여 먹으면 그 조화가 기가 막히다. 매콤한 양념이 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매콤한 비빔 막국수
채 썬 오이와 무, 김 가루가 듬뿍 올려진 비빔 막국수.

물막국수와 수육, 비빔막국수를 번갈아 가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 많던 음식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특히 물막국수는, 면의 양이 어마어마했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한 육수 덕분에 전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혹시 양이 부족하다면, 곱빼기를 시켜도 좋을 것 같다. 단돈 천 원만 추가하면, 더욱 푸짐한 양의 막국수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왜 이 집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시원한 막국수와 부드러운 수육의 조화는, 정말이지 훌륭했다. 특히,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김치 맛이 인상적이었다. 멸치 액젓 향이 가득한 김치는, 막국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김치 때문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한쪽 벽면에 칼국수를 홍보하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막국수 전문점이지만, 칼국수 또한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칼국수를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는 건물 1층에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공간이 넓은 편이지만, 워낙 손님이 많은 탓에 주차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차 요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수육의 가격은, 양에 비해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었다. 또한, 직원분들이 친절하지 않다는 평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크게 불친절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바쁜 시간대에는 서비스가 다소 미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문진 막국수부산에서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한 맛집임에는 틀림없다. 시원한 막국수와 부드러운 수육은,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살려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야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승리의 기쁨을 더욱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 야구 경기 때, 다시 한번 방문하여 이번에는 칼국수를 맛봐야겠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수육과 물막국수의 푸짐한 한 상 차림.
양이 푸짐한 물막국수
넉넉한 양에 한 번 더 감동하는 물막국수.
촉촉한 수육
입안에서 살살 녹는 촉촉한 수육.
비빔 막국수 근접샷
매콤한 양념이 식욕을 자극하는 비빔 막국수.
곁들임 메뉴
수육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는 무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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