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대구 성서, 계명대학교 인근은 여전히 젊음과 활기로 가득했다. 풋풋한 대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거리를 채우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풍경은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오늘 나의 발걸음을 이끈 곳은 바로 ‘올리브 델 쿠치나’, 20년 가까이 이 자리를 지켜온 추억의 맛집이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듯한 외관은, 처음 방문했을 때의 설렘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벽돌로 쌓아 올린 건물 외벽과 초록색 차양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유럽의 작은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투명한 비닐 커튼 너머로 보이는 따뜻한 조명과 테이블은, 발길을 멈추고 안으로 들어서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문득, 간판에 적힌 ‘Olive della Cucina’라는 이탈리아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부엌의 올리브’라는 뜻일까? 왠지 모르게 정겹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2층에 자리 잡고 있어서 눈에 잘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숨겨진 보석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곳이 오랫동안 성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임을 짐작하게 했다. 특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파스타, 피자, 리조또 등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들이 침샘을 자극했다. 예전에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가격이 조금 오른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곳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며, 메뉴 선택에 심사숙고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불목살 크림 스파게티’와 ‘쑤고’ 피자를 주문했다. 그리고 시원한 생맥주 한 잔도 함께 곁들이기로 했다. 잠시 후, 식전빵과 함께 맥주가 먼저 나왔다. 부드러운 빵을 뜯어 먹으며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니,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리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불목살 크림 스파게티’가 테이블에 놓였다.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큼지막한 목살이 듬뿍 들어간 크림 스파게티는, 느끼함보다는 매콤함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 한 입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크림소스의 부드러움과 목살의 쫄깃함, 그리고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이어서 ‘쑤고’ 피자가 나왔다. 화덕에서 갓 구워져 나온 듯, 따끈따끈한 온기가 느껴졌다. 얇은 도우 위에 신선한 루꼴라와 토마토,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올려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비주얼이었다. 피자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니, 바삭한 도우와 신선한 재료들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루꼴라의 향긋함과 토마토의 상큼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음식을 먹는 동안,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물이 부족하면 먼저 다가와 채워주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피자를 먹고 있었다. 아이가 빵 끝부분까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예전에 아들이 이곳에서 빵으로 접시까지 닦아먹었다는 리뷰가 생각나, 나도 괜스레 빵 끝부분을 더 맛있게 음미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하면 파스타를 곱빼기로 제공한다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런지 새로운 혜택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았다.

기분 좋게 배를 두드리며 가게를 나섰다. 나오면서 보니, 가게 밖에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мирно 낮잠을 자고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듯, 내가 다가가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돌아오는 길, 문득 예전에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파스타를 먹으며 웃고 떠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학생이라 돈이 부족해서 늘 저렴한 메뉴만 시켜 먹었지만, 그래도 정말 행복했었다. ‘올리브 델 쿠치나’는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내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소중한 추억의 장소인 것이다.
오랜만에 방문한 ‘올리브 델 쿠치나’는 여전히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분위기로 나를 맞이해 주었다. 조금씩 오른 가격이 아쉽긴 하지만, 맛과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를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다. 특히 매콤한 ‘불목살 크림 스파게티’와 신선한 ‘쑤고’ 피자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만약 대구 계대 인근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올리브 델 쿠치나’에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 운이 좋다면, 가게 앞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올리브 델 쿠치나’에서의 맛있는 식사를 추억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해 본다. 언제 가도 실망시키지 않는 이곳, 내 마음속 영원한 맛집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