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치는 금강처럼 여유로운, 영동 가선식당에서 맛보는 추억의 어죽 한 그릇

어느덧 훌쩍 다가온 가을, 뭉근한 햇살이 드넓은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을 만끽하고 싶어 충북 영동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금강이 굽이굽이 흐르는 한적한 마을, 그곳에 자리 잡은 50년 전통의 어죽 전문점, 가선식당이었다. 통영대전 고속도로 금산IC에서 빠져나와 국도를 따라 십여 분쯤 달리니,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마치 미식 여행의 서막을 알리는 듯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가선식당은 자가용이 없으면 방문하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 자체가 힐링이었다. 대중교통으로도 올 수 있지만, 간선 버스를 타고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오는 것도 낭만적일 것 같았다.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백년가게 인증 간판이 눈에 띄었다.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곳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식당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테이블 배치 정부 방침을 잘 지키고 있는 점도 안심이 되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보니 어죽과 도리뱅뱅이가 대표 메뉴인 듯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주문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위에 놓인 매너캡이 눈에 들어왔다. 영동군에서 시행한 위생적인 캡이라고 한다. 이런 세심한 배려에서 식당의 청결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숟가락과 젓가락도 깔끔하게 놓여 있었다.

깔끔하게 놓여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
깔끔하게 놓여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

먼저 밑반찬이 나왔다. 묵은지, 깍두기, 양파 장아찌, 그리고 아삭이 고추가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붉은 양념이 먹음직스러운 묵은지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풋풋한 아삭이 고추는 어죽의 매콤함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리뱅뱅이가 나왔다. 둥근 철판 위에 뱅글뱅글 돌려 담긴 도리뱅뱅이의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양념은 입맛을 자극했다. 도리뱅뱅이는 민물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튀기듯 구워 양념에 무쳐내는 음식이라고 한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도리뱅뱅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이 느껴졌다. 민물 생선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맛만 입안 가득 퍼졌다. 곁들여 나오는 양배추와 함께 먹으니, 매콤한 양념과 아삭한 양배추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도리뱅뱅이를 맛보는 순간, 시원한 막걸리가 간절해졌다. “여기 막걸리 한 병 주세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니, 입안에 남은 매콤함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듯했다. 막걸리 한 잔에 도리뱅뱅이 두 점을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운전만 아니면 한 병 더 시켜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으로 나온 음식은 가선식당의 대표 메뉴, 어죽이었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담겨 나온 어죽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했다. 어죽은 얼큰한 민물 생선 국물에 국수, 수제비, 그리고 쌀이 들어간 음식이라고 한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보니, 걸쭉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생선을 갈아 넣어 만든 국물은 비린내 없이 깔끔했다.

어죽에는 쌀, 국수, 수제비, 콩나물 등 다양한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쌀알의 식감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푹 퍼진 쌀이 아니라, 톡톡 터지는 식감이 느껴지는 쌀알은 어죽의 풍미를 더했다. 아마도 밥을 넣은 것이 아니라 생쌀을 넣어 어죽을 끓인 듯했다. 넉넉한 양에 감탄하며 연신 숟가락질을 했다. 뜨거워서 후후 불어가며 먹는 어죽은 정말 꿀맛이었다.

양은 냄비에 담겨 나온 어죽
양은 냄비에 담겨 나온 어죽

어죽과 함께 묵은지를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시원하고 아삭한 묵은지는 어죽의 얼큰함을 중화시켜주면서도,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깍두기 또한 어죽과 잘 어울렸다.

어죽을 먹는 동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얼큰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듯했다. 게다가 콩나물이 들어가 시원한 맛까지 더해져, 해장 음식으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실제로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하러 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어죽에 들어간 수제비는 얇고 큼지막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국수 역시 푹 퍼지지 않고 탱탱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죽 한 그릇에는 정말 다양한 식감과 맛이 담겨 있었다.

가선식당에서는 어죽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민물새우튀김, 인삼튀김, 잡고기 매운탕 등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특히 민물새우튀김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니, 다음에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 예전에는 국수만 넣어줬었는데 이제는 쌀하고 수제비도 준다고 하니 푸짐함에 한 번 더 놀랐다. 된장 향이 더 진해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도리뱅뱅이 종류도 세 가지라 좋다는 평도 있었다.

어느새 어죽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이 맛있는 어죽을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가선식당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아름다운 금강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식당 바로 앞에 금강이 흐르고 있어, 식사 후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았다. 금강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며, 가선식당에서 맛보았던 어죽의 여운을 느꼈다. 주변에는 부엉산, 갈기산, 월영봉 등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들도 있다고 하니, 등산 후에 가선식당에서 어죽으로 허기를 달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선식당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아름다운 자연과 추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충북 영동 가선식당으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굽이치는 금강처럼 여유로운 풍경 속에서 맛보는 어죽 한 그릇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가을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황금빛 들판과 붉게 물든 단풍잎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가선식당에서 맛보았던 어죽의 따뜻함과 여유로운 풍경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땐 꼭 막걸리 한 병을 비우고 와야지. 충북 영동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 가선식당에서 맛있는 어죽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이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죽 한 상 차림
어죽 한 상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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