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마포의 작은 프랑스, ‘Salon de SANG SANG’에 드디어 발걸음을 했다. 며칠 전부터 SNS를 통해 접했던 앤티크한 분위기와 미슐랭 스타일의 요리 사진들이 잠자고 있던 미식 세포를 쉴 새 없이 자극했기 때문이다. 굳이 프랑스까지 날아가지 않아도, 서울 한복판에서 그 낭만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푸른색 간판에 금빛 글씨로 쓰인 ‘SANG SANG’이라는 상호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을 사진에 담고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문을 열자,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린 듯, 예상보다 훨씬 더 깊고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첫인상은 강렬했다. 앤티크 가구와 은은한 조명,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들이 만들어내는 묘한 조화는, 마치 중세 유럽의 어느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테이블 위의 노란색 테이블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께서 정성스럽게 코스 메뉴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셨다. 특이하게도 예약 시 생일 주인공의 이름을 미리 알려주면, 그 이름이 적힌 특별 메뉴를 준비해 준다고 한다. 이런 세심한 배려 덕분에 기념일을 더욱 특별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를 훑어보며 어떤 요리를 맛볼까 고민하는 사이, 식전 빵과 함께 올리브 오일이 나왔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올리브 오일의 풍미가 더해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고민 끝에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비프 부르기뇽과 꽃게 비스크 소스 시금치 파스타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예술 작품과 같은 요리들이 하나둘씩 차려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맛본 비프 부르기뇽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소고기와 깊고 풍부한 와인 소스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껏 끓여낸 듯한 깊은 풍미가 느껴졌고, 곁들여진 야채들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특히 소스의 깊은 맛은 시판 소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중세 시대 귀족들이 즐겨 먹었을 법한, 정통 프랑스 가정식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맛본 꽃게 비스크 소스 시금치 파스타는, 신선한 꽃게의 풍미와 시금치의 향긋함이 어우러진 독특한 메뉴였다. 파스타 면은 적당히 쫄깃했고, 소스는 깊고 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계속해서 손이 갔다. 평소에 흔히 접할 수 있는 파스타와는 차원이 다른, ‘상상’만의 개성이 듬뿍 담긴 특별한 파스타였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수제 티라미수를 주문했다. 겹겹이 쌓인 마스카포네 치즈와 커피 시럽이 촉촉하게 스며든 시트의 조화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황홀한 경험을 선사했다. 쌉싸름한 코코아 파우더가 느끼함을 잡아주어, 마지막 한 입까지 완벽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단언컨대, 이곳의 티라미수는 내 인생 최고의 티라미수 중 하나였다.
‘상상’에서는 콜키지 프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좋아하는 와인을 직접 가져와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 역시 평소 아끼던 와인 한 병을 가져가, 맛있는 음식과 함께 곁들이며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겼다. 게다가 사장님께서 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지고 계셔서,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상상’은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앤티크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은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친절하고 프로페셔널한 직원들의 서비스는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곳에서 2주마다 디너와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다니, 그야말로 완벽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번에는 꼭 공연이 있는 날에 방문해서, 더욱 풍성한 경험을 만끽해보고 싶다.
물론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에는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점, 그리고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상상’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레스토랑이다.

‘상상’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훌륭한 서비스, 그리고 낭만적인 분위기 덕분에, 일상의 스트레스를 모두 잊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곳은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 또 어떤 요리를 맛보게 될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