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마다 반복되는 ‘오늘은 뭐 먹지?’라는 고민. 동료들과 함께라면 메뉴 선정은 더욱 신중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바쁜 업무 중간, 짧은 점심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회전율 빠르고 맛있으면서도 든든한 곳을 찾게 되죠. 이번에는 그런 저의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준 오대산 초입의 ‘산촌’이라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월정사 나들이를 겸해 방문하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기대를 안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들기름 향과 신선한 나물 향이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더군요.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다행히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이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분들의 친절한 응대 덕분에 첫인상부터 좋았습니다.

점심 메뉴로는 역시 이곳의 시그니처인 산채비빔밥과 곤드레솥밥을 주문했습니다. 동료 중 한 명은 더덕구이를 추가로 주문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주문을 마치고 나니 곧바로 정갈하게 차려진 나물 반찬들이 하나둘씩 등장했습니다. 열 가지가 훌쩍 넘는 다양한 나물들은 색깔도 곱고 신선함이 살아있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나물 하나하나의 맛이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나물 본연의 신선한 향과 맛을 살린 양념이 일품이었습니다. 어떤 나물은 향긋했고, 어떤 나물은 고소했으며, 또 어떤 나물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습니다. 평소 나물을 즐겨 먹지 않는 동료조차도 “이렇게 맛있는 나물은 처음 본다”며 감탄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굳이 비비지 않고 나물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먹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특히 곤드레솥밥은 갓 지은 밥에 신선한 곤드레나물이 듬뿍 올라가 있어, 들기름과 간장을 살짝 넣어 비벼 먹으니 그 향과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밥알 하나하나에 곤드레의 향이 배어 있어 씹을수록 고소함이 퍼져나갔습니다. 밥과 함께 나온 누룽지도 바삭하게 잘 만들어져 누룽지 좋아하는 저에게는 최고의 디저트였습니다.

산채비빔밥 역시 신선한 나물들과 갖은 채소, 그리고 부드러운 계란 프라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밥과 함께쓱쓱 비벼 먹으니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맵지 않으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장이 비빔밥의 맛을 한층 더 살려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것은 바로 더덕구이였습니다. 살짝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더덕의 향긋함과 불향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고, 산채비빔밥이나 솥밥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었습니다. 함께 주문했던 감자전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해서 따뜻할 때 먹으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솔직히 양이 조금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나물 반찬의 가짓수가 워낙 많고 하나같이 맛이 훌륭해서 밥과 함께 곁들여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든든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점심시간에 급하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음식을 음미하며 천천히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온전한 한 끼 식사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서비스로 제공되는 수제 식혜까지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식혜가 입가심으로 딱이었습니다. 식사 후 박물관 주차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습니다.
총평하자면, ‘산촌’은 바쁜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장소로도,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신선하고 맛있는 나물 요리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혹은 강원도 여행 중 건강하고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추천합니다. 다음에 또 월정사에 올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찾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