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변 따라 만나는 하동의 숨은 보석, 범바구집에서 즐기는 토종닭백숙 맛집 기행

섬진강의 잔잔한 물결이 햇살에 부서져 은빛 가루처럼 흩날리는 풍경을 뒤로하고, 나는 하동으로 향했다.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여 장관을 이루는 이 아름다운 고장은, 섬진강의 풍요로운 기운을 받아 넉넉한 인심과 맛깔스러운 음식이 가득한 곳이라 들었다. 특히,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토종닭백숙 전문점, ‘범바구집’은 꼭 방문해야 할 맛집으로 손꼽힌다기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그곳으로 향했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차를 몰아 도착한 범바구집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시골집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고즈넉함이 느껴졌다. 넓은 주차 공간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서니,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께서 밝은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첫인상부터가 편안하고 따뜻해서, 마치 고향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백숙은 시간이 좀 걸리니 미리 예약하시는 게 좋아요.”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에 미리 전화 예약을 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종닭백숙은 40분 정도 조리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벽에는 방문객들의 흔적이 담긴 메모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글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종닭백숙이 모습을 드러냈다. 큼지막한 냄비에 담겨 나온 백숙은,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양을 자랑했다. 150일 이상 키운 토종닭이라 그런지, 닭의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뽀얀 국물 위로 솟아오른 닭다리는 마치 황소의 다리처럼 튼실해 보였다.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을 실제로 마주하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어 보였다. 특히, 갓김치와 배추김치, 그리고 된장콩잎은 범바구집만의 자랑이라고 한다.

푸짐하게 차려진 토종닭 백숙 한 상 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압도적인 크기의 토종닭 백숙

본격적으로 백숙을 맛보기 시작했다. 닭다리 하나를 집어 들고 살점을 뜯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토종닭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있으면서도, 오랜 시간 정성껏 끓여낸 덕분인지 육질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웠다. 닭고기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향과 깊은 풍미는, 그동안 먹어왔던 백숙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닭가슴살조차도 퍽퍽하지 않고 촉촉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범바구집 백숙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국물에 있었다. 뽀얗고 진한 국물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 입 맛보니, 깊고 풍부한 맛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닭고기의 깊은 풍미와 각종 재료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훌륭했다. 국물만 따로 떠 마셔도 좋았고, 닭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뜨끈한 국물은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데 제격이었다. 마치 보약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갓김치는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이었고, 배추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특히, 된장콩잎은 범바구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밑반찬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닭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밑반찬들은 모두 직접 담근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신선하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닭백숙과 함께 밑반찬들을 곁들여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굳이 닭도리탕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을 정도였다.

살이 꽉 찬 토종닭 백숙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토종닭의 풍미가 일품

백숙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닭죽이 나왔다. 닭죽은 백숙 국물에 찹쌀과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것으로,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닭고기를 잘게 찢어 넣어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뜨끈한 닭죽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은 물론,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었다. 닭죽까지 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아이들을 위한 쥬스를 챙겨주셨다. 작은 배려였지만, 따뜻한 정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범바구집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하고 인심 좋은 주인 부부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범바구집에서는 백숙 외에도 닭볶음탕과 오리 옻닭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옻닭은 150일 이상 키운 토종옷닭과 옷오리를 사용하여 만든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옻닭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직접 담근 갖은 담금주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토종닭 백숙과 곁들여 먹기 좋은 밑반찬들
다채로운 맛을 자랑하는 밑반찬

범바구집은 섬진강변과 가까워 식사 후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아름다운 섬진강의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특히,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봄에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범바구집을 나섰다.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토종닭백숙,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동 여행이었다. 범바구집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하동의 정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하동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옻닭과 닭볶음탕도 맛봐야겠다. 하동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범바구집에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정갈한 상차림
정갈하고 깔끔한 상차림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
여유로운 미소가 아름다운 범바구집 안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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