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점심시간, 왠지 모르게 매콤한 음식이 당겼다. 인터넷 검색창에 ‘상록수역 맛집’을 검색하니, 퓨전 한식으로 유명한 한 식당이 눈에 띄었다. 쭈꾸미 볶음과 화덕 피자를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색다른 조합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임박해서인지 식당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왠지 모르게 기다림마저 설레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쭈꾸미 볶음을 중심으로 다양한 퓨전 한식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쭈꾸미 볶음과 화덕 피자, 샐러드 파스타, 밥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P2 세트 메뉴가 가장 인기 있다고 해서, 나도 P2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두 가지 맛으로 나뉘어진 화덕 피자였다. 사진에서 보듯, 한쪽은 바질 페스토가, 다른 한쪽은 고르곤졸라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따뜻한 온기가 손끝으로 느껴지는 피자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한 도우와 향긋한 바질, 고소한 고르곤졸라 치즈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꿀에 찍어 먹으니 달콤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다음으로 젓가락이 향한 곳은 샐러드 파스타였다. 신선한 야채 샐러드 아래에는 쫄깃한 샐러드 면이 숨어 있었다. 상큼한 드레싱과 아삭한 야채, 쫄깃한 면발의 조화는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줬다. 쭈꾸미 볶음을 먹기 전 입가심으로 먹으니 더욱 좋았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쭈꾸미 볶음을 맛볼 차례. 검은색 접시 위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쭈꾸미 볶음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쭈꾸미 위에는 신선한 파채가 듬뿍 올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쭈꾸미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매콤한 불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탱글탱글한 쭈꾸미의 식감도 훌륭했다. 쭈꾸미 볶음은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밥에 비벼 먹어도 꿀맛이었다. 특히, 김가루가 뿌려진 밥에 쭈꾸미 볶음을 듬뿍 넣어 비벼 먹으니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쭈꾸미 볶음의 매운맛을 달래줄 시원한 모밀국수 국물도 함께 나왔다. 쭈꾸미 비빔밥을 한 입 먹고 시원한 국물을 들이키니, 매운맛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묵사발 대신 나온 국수가 다소 아쉽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충분히 좋았다.

P2 세트는 둘이서 먹기에 양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워낙 메뉴들의 조합이 훌륭해서, 끊임없이 젓가락이 움직였다. 결국,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모든 음식을 깨끗하게 비웠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불편함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이곳은 쭈꾸미볶음 전문점이지만, 쭈꾸미 볶음 못지않게 낚지비빔밥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맵지 않고 양념이 맛있다고 하니, 다음번 방문 때는 낚지비빔밥을 꼭 먹어봐야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맵기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다소 매운 편이었지만, 맛있게 매운 맛이라 계속 먹게 되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들은 미리 말씀드려 맵기 조절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이곳은 맛과 양, 가격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다. 매콤한 쭈꾸미 볶음과 고소한 화덕 피자의 환상적인 조합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상록수역 근처에서 맛있는 퓨전 한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기다려 먹은 보람이 있는 상록수역 맛집임에 틀림없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햇살 아래 쭈꾸미의 매콤함이 은은하게 떠올랐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