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학창 시절의 추억을 찾아 성남 중앙지하상가로 향했다. 복잡한 지하도를 걷다 보니 어릴 적 친구들과 손잡고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시절, 우리의 아지트와 같았던 분식집들의 향기는 여전히 변함없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그중 하나, 떡볶이 퀸도 인정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수진분식”이다.
지하상가를 한참 걷다 보니, 매콤달콤한 떡볶이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냄새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빨간 양념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떡볶이가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스테인리스 쟁반 가득 담긴 떡볶이와, 그 옆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은 보자마자 침샘을 자극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니, 떡볶이 외에도 다양한 분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쌀떡볶이 3인분에 어묵, 김말이까지 푸짐하게 시켰다. 특히 떡볶이 1인분당 계란 1개와 김말이 1개가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주문한 떡볶이가 나오기 전, 따끈한 어묵 국물로 먼저 속을 달랬다. 멸치 육수의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떡볶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떡볶이가 나왔다. 큼지막한 쌀떡과 어묵, 그리고 넉넉한 양념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떡볶이 위에는 삶은 계란과 김말이가 얹어져 있어 더욱 푸짐해 보였다.

젓가락으로 떡볶이 떡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쌀떡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떡에 깊게 배어 있는 매콤달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묘하게 느껴지는 치즈 향이 인상적이었다. 치즈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가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아마도 수진분식만의 비법 양념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떡볶이 양념은 꽤나 진하고 농도가 있는 편이었다. 첫맛은 달콤했지만, 먹을수록 매운맛이 은은하게 올라왔다. 단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입맛에는 딱 좋았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나온 김말이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했다. 떡볶이 양념에 푹 찍어 먹으니, 매콤달콤한 맛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삶은 계란은 떡볶이 양념에 으깨어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어묵은 꼬치에 꽂혀 있어 먹기도 편했다. 뜨끈한 국물에 담겨 있는 어묵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떡볶이를 먹다가 매울 때,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매운맛이 싹 가시는 듯했다.

혼자 방문했기에 매장에서 먹고 싶었지만, 포장 주문을 했다. 포장도 어묵 국물과 꼬치, 떡볶이와 튀김을 각각 정갈하게 담아주어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는 꼭 매장에서 갓 만든 떡볶이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진분식은 2천원 하던 시절에 마지막으로 방문했었는데, 가격이 오른것 빼고는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떡볶이 양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이다. 5천5백 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맛은 정말 훌륭했기에 가격을 감안하고서라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수진분식에서 떡볶이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떡볶이 한 그릇에도 웃음꽃이 피어났었는데… 지금은 다들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갑자기 친구들이 보고 싶어졌다.
수진분식은 단순히 떡볶이를 파는 곳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다. 떡볶이 맛도 훌륭했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떡볶이 냄새가 옷에 배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다음에 또 성남 중앙지하상가에 가게 된다면, 수진분식에 들러 떡볶이를 먹어야겠다. 그때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다.

혹시 성남 중앙지하상가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수진분식에 들러 떡볶이를 맛보길 바란다. 분명 당신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떡볶이 퀸이 왜 이곳을 인정했는지,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란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공기 중에 떠도는 먼지가 조금 신경 쓰였다.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더욱 완벽한 성남 맛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