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알리는 시계 소리가 귓가를 스칠 때쯤,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매콤한 음식이 당겼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성남동, 그곳에서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이모집’이었다. 낙곱새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가게 앞, 붉은색 차양과 ‘이모집’이라는 정겨운 글씨가 쓰인 간판이 나를 반겼다. 에서 보았던 친근한 외관 그대로였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홀 안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망설임 없이 낙곱새 4인분을 주문했다. 가격도 착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낙곱새 외에도 다양한 전골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은 셀프입니다!”라는 직원의 외침에 이끌려 셀프바로 향했다. 스테인리스 쟁반과 반찬 그릇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에서 보았던 푸짐한 반찬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묵볶음, 양념 두부, 총각김치, 콩나물무침, 고추 멸치볶음, 오이고추…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이는 반찬들을 넉넉하게 담았다. 특히 어묵볶음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자마자 침샘을 자극했다. 콩나물무침의 아삭한 식감도 기대가 됐다.
밑반찬을 가지러 간 사이, 테이블에는 커다란 대접밥이 인원수대로 놓여 있었다. 보통 전골류 식당에서는 공깃밥을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이곳은 낙곱새만 시켜도 넉넉한 양의 밥이 제공된다는 점이 놀라웠다. 마치 시골 인심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푸짐함에 감탄했다. 대접밥 위에 낙곱새를 듬뿍 올려 쓱쓱 비벼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낙곱새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붉은 양념 속에 낙지, 곱창, 새우, 그리고 당면이 푸짐하게 들어있는 모습이 , 과 똑같았다.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더욱 돋우었다. 우리는 보통맛을 선택했는데,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도 맛있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맵기였다. 물론,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운맛 선택지도 준비되어 있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낙곱새를 바라보며 우리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붉은 양념이 끓어오르면서 더욱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낙지와 곱창, 새우가 익으면서 내는 맛있는 소리가 귓가를 즐겁게 했다. 드디어, 인내의 시간이 끝나고 첫 젓가락을 들었다.
탱글탱글한 낙지, 쫄깃한 곱창, 신선한 새우가 한데 어우러진 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곱창은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하고 쫄깃해서, 먹을수록 입맛을 돋우었다. 처럼, 숟가락 가득 퍼서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셀프바에서 가져온 밑반찬들도 훌륭한 조연 역할을 했다. 특히 총각김치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낙곱새의 매콤함을 중화시켜 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콩나물무침은 아삭한 식감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었고, 어묵볶음은 달콤 짭짤한 맛으로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낙곱새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우리는 우동사리를 추가했다. 에서처럼, 끓고 있는 낙곱새에 우동사리를 넣으니, 순식간에 국물이 걸쭉해졌다. 면발에 양념이 잘 배어들어, 후루룩 면치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개인적으로는 우동사리보다는 라면사리가 양념을 더 잘 흡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방문에는 라면사리를 추가해봐야겠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냄비를 보며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우리에게는 볶음밥이라는 최종 병기가 남아있었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고 볶으니, 또 다른 별미가 탄생했다. 냄비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정말이지, 숟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맛이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에서 보았던 가게 외관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붉은 차양 아래 ‘이모집’이라는 간판이 정겹게 느껴졌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낙곱새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가끔씩 낙곱새가 생각날 때면, 나는 어김없이 이 성남동 맛집 ‘이모집’을 찾을 것 같다. 푸짐한 인심과 변함없는 맛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주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더욱 푸짐하게 즐겨봐야겠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깔끔한 실내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돌아오는 길, 문득 학창 시절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떡볶이를 먹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모집’의 푸근한 분위기 덕분일까.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오늘 나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과 향수를 맛보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들이, 낙곱새의 매콤한 맛과 함께 되살아나는 듯했다. 앞으로도 나는 ‘이모집’에서 맛있는 낙곱새를 먹으며,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들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가성비 넘치는 가격으로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이 곳, ‘이모집’은 내 마음속 영원한 맛집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