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던 늦봄의 어느 날, 나는 광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송정공원, 그곳에서 만날 특별한 막국수 한 그릇이었다. 11시 오픈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도착했지만, 이미 네 팀이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숨겨진 맛집은 어떻게든 소문이 나는 법인가 보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문이 열리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다행히 한 자리가 남아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막국수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띄었다. 한우 버섯 샤브샤브, 만두전골… 다음에는 꼭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는 비빔 막국수와 수육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벽돌로 마감된 벽면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고, 은은한 조명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곧이어 주문한 막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막국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짙붉은 양념장, 곱게 채 썰어진 오이, 김 가루가 소담스럽게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양념과 골고루 섞은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봤다. 쫄깃한 면발은 마치 냉면과도 같은 식감을 선사했고, 매콤달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곳 막국수는 메밀의 거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면발이 특징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숙성시킨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다.
나는 막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동치미 국물을 추가해서 먹어봤다. 그랬더니, 매콤한 비빔 막국수가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변신했다. 마치 비빔냉면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가게에서 추천하는 대로 두 국자를 넣으니, 정말 새로운 맛이 느껴졌다. 마지막에는 아쉬운 마음에 한 국자를 더 추가해서 먹었다.

막국수와 함께 나온 수육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막국수와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쌈 채소에 수육 한 점 올리고, 막국수를 곁들여 먹으니, 입안에서 풍성한 맛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평화로웠다. 송정공원 근처 도로변은 주말에도 주차가 가능해서, 차를 가지고 방문하기에도 편리했다. 광주에서 맛있는 막국수를 찾는다면, 맛집 ‘향미림’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비빔 막국수는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잊을 수 없는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다시 한번 ‘향미림’의 막국수를 떠올렸다. 쫄깃한 면발, 매콤달콤한 양념, 시원한 동치미 국물… 그 맛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한우 버섯 샤브샤브와 만두전골도 맛봐야지. 광주 송정공원의 ‘향미림’,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