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동구, 추억을 되살리는 물회 한 그릇 맛집 서사

싱그러운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오후,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어왔던 울산 동구의 한 맛집을 찾아 나섰다. 내비게이션은 좁은 해안 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안내했고, 드디어 저 멀리 ‘동남횟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넉넉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평일 늦은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창밖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어, 식사를 하는 내내 눈까지 즐거울 것 같았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보았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물회. 일반 물회와 전복, 소라 등이 추가된 스페셜 물회가 있었는데, 고민 끝에 ‘특물회’를 주문했다. 문득 6년 전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도 같은 메뉴를 시켰었는데, 과연 그 맛은 여전할까? 기대와 설렘이 뒤섞인 감정이 묘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놓였다. 김치, 콩나물, 멸치볶음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꼬시래기 무침이었다. 짭짤하면서도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특물회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물회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싱싱한 재료가 듬뿍 들어간 물회의 모습
싱싱한 재료가 듬뿍 들어간 물회의 모습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푸짐하게 올려진 회였다. 부시리인 듯한 붉은 빛깔의 회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 위에는 잘게 썬 오이와 배, 그리고 송송 썰어 올린 쪽파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쟁반 위에 놓인 다양한 밑반찬들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회 한 점을 맛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 향과 함께, 쫄깃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느껴졌다. 신선한 회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젓가락으로 면과 회를 함께 들어올린 모습
젓가락으로 면과 회를 함께 들어올린 모습

물회 육수는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은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단맛이었다. 얼음이 녹으면서 육수가 점점 묽어질 텐데도, 마지막까지 그 맛을 유지하는 것이 신기했다. 살얼음이 낀 육수를 들이켜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어느 정도 회를 먹은 후에는, 함께 나온 소면을 넣어 비벼 먹었다. 차가운 물회 육수에 비벼진 소면은 쫄깃함을 더했고, 회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면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밥 한 공기를 추가하여 남은 육수에 말아 먹었다. 역시 물회에는 밥을 말아 먹어야 제맛이다. 밥알 사이사이 스며든 육수는,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다.

물회에 소면을 넣어 비빈 모습
물회에 소면을 넣어 비빈 모습

정신없이 물회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텅 비어 있었다. 마지막 남은 육수 한 방울까지 아쉬워하며,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솔직히 말하면, 물회의 양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 딱 적당했다. 양이 많은 사람이라면, 곱빼기를 시키거나 사리를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 한쪽에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역시 유명한 맛집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6년 만에 다시 찾은 동남횟집은, 여전히 나에게 최고의 물회 식당이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전에 비해 회의 퀄리티가 조금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활어회의 선도를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었지만, 예전만큼 쫄깃한 식감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육수 맛은 변함없이 훌륭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솔직히 스페셜 물회에 들어간 해산물이 조금 비릿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마치 바다 향이 너무 강렬하게 느껴지는 듯한… 하지만 이 역시 개인적인 취향 차이일 것이다.

다음에는 물회와 함께 해산물 우럭구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다른 테이블에서 구이를 먹는 모습을 보니, 그 맛이 무척 궁금해졌다.

물회와 함께 차려진 밑반찬과 구이
물회와 함께 차려진 밑반찬과 구이

동남횟집은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다. 브레이크 타임도 있으니, 방문 전에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식당을 나서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들이마셨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물회를 먹으니, 마치 힐링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다. 동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동남횟집에 들러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을 맛보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물회의 근접 샷, 신선한 재료들이 돋보인다
특물회의 근접 샷, 신선한 재료들이 돋보인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해안 도로의 풍경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맛있는 물회와 아름다운 풍경, 이 두 가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분명 부모님도 이곳의 물회 맛에 푹 빠지실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는 식당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물회 육수가 너무 달게 느껴질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회의 퀄리티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동남횟집의 물회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것 이상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추억일 것이다.

물회에 오이, 배, 쪽파, 깨가 듬뿍 올려진 모습
물회에 오이, 배, 쪽파, 깨가 듬뿍 올려진 모습

언젠가 다시 울산 동구를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동남횟집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때는 꼭 해산물 우럭구이와 함께,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야겠다. 상상만으로도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돈다.

오늘도 나는 동남횟집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곳을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때까지, 동남횟집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많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물회와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주길 바란다.

물회에 회와 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
물회에 회와 양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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