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솥뚜껑에 지어주시던 보리밥의 구수한 향수를 잊지 못한다. 그 기억을 더듬어 아산으로 향했다. 온양온천 근처에 자리 잡은 “꽁당보리밥집”은 상호에서부터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10시, 오픈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 주차장은 이미 붐비기 시작했다. 15분 정도 기다린 후에야 겨우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뒤이어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왔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다양한 보리밥 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청국장보리밥’이었다. 청국장의 깊은 맛과 보리밥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청국장보리밥을 주문하자, 푸짐한 한 상이 순식간에 차려졌다.

놋쇠 그릇에 담겨 나온 보리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탱글탱글한 보리알이 씹을수록 고소하게 느껴졌다. 함께 나온 여러 가지 나물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콩나물, 무생채, 비름나물 등 다채로운 색감의 나물들이 식욕을 돋우었다.
테이블 중앙에는 따뜻한 청국장이 놓였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은 진하고 구수한 향을 풍겼다. 두부와 채소가 듬뿍 들어간 청국장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국자로 청국장을 떠서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짜지 않고 적당히 짭짤한 맛은 보리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청국장보리밥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고등어구이는 기대 이상이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입에 넣으니, 고소한 기름이 입안 가득 퍼졌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만이 남아있었다. 등뼈와 머리 부분까지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돼지고기 수육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윤기가 흐르는 수육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만이 입안에 감돌았다. 새우젓에 살짝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본격적으로 보리밥을 비벼 먹을 차례. 놋쇠 대접에 보리밥과 나물들을 넣고, 양념 고추장과 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볐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알록달록한 색감의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한 입 크게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향이 폭발했다. 보리밥의 톡톡 터지는 식감과 나물들의 신선함, 그리고 고추장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함께 나온 청국장을 넣고 비벼 먹으니, 또 다른 풍미가 느껴졌다. 청국장의 구수한 맛이 더해져 더욱 깊고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밥을 먹는 중간중간, 따뜻한 청국장 국물을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숭늉, 쌀과자, 보리강정, 미숫가루 슬러시 등 다양한 후식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숭늉은 따뜻하고 구수해서 속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쌀과자와 보리강정은 달콤하고 바삭해서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미숫가루 슬러시였다. 살얼음이 동동 뜬 미숫가루 슬러시는 시원하고 달콤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미숫가루 맛과 똑같아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미숫가루 슬러시를 마시며, 어린 시절 추억에 잠시 잠기기도 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청국장보리밥 1인분에 14,000원이라는 가격은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정말 만족스러웠다.
식당 내부도 깔끔하고 깨끗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활기찬 모습이어서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기와 함께 방문했는데, 아기용 쌀밥도 따로 준비해 주셔서 감사했다.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식사 시간대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식당 앞에 길가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온양온천랜드에 방문할 때마다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좋을 것 같고,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곳, “꽁당보리밥집”은 아산의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이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꽁당보리밥집에서의 식사를 곱씹어 보았다. 구수한 청국장 냄새와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식사였다. 마치 고향에 다녀온 듯 따뜻하고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 또 아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꽁당보리밥집에 들러 푸짐한 보리밥 한 상을 즐겨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