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것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목적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일단 차에 시동을 걸었다. 내비게이션에 ‘용인’을 찍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친구가 극찬했던 신동의 한 태국 음식점이 떠올랐다. 포레디. 그래, 오늘 점심은 똠얌꿍으로 정했다.
신동 카페거리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카페와 식당들은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다. 포레디는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곳이었다. 하얀색 외벽에 검은색 글씨로 쓰인 간판은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가게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웨이팅이라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웨이팅 시스템은 편리했다. 키오스크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으로 대기 순번이 알림이 온다. 덕분에 더운 날씨에 밖에서 마냥 기다릴 필요 없이, 차 안에서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았다. 쌀국수, 팟타이, 푸팟퐁커리, 나시고랭 등 다양한 동남아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똠얌꿍 쌀국수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듯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은은한 조명과 아늑한 인테리어는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붐비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맛집의 활기찬 분위기처럼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이 메뉴판과 함께 따뜻한 보리차를 내어주셨다. 물통에는 보리차 액기스가 희석되어 있었는데, 오히려 정수기 물보다 더 깔끔하고 구수한 맛이 좋았다. 나는 망설임 없이 똠얌꿍 쌀국수와 깐양 쌀국수를 주문했다. 그리고 궁금했던 아이스크림 튀김도 함께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똠얌꿍 쌀국수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붉은색 국물 위에 새우, 버섯, 토마토 등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코를 찌르는 똠얌꿍 특유의 향긋한 향신료 향은 입안에 침을 고이게 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혀끝을 간지럽히는 매운맛과 코를 찡하게 만드는 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묘한 중독성을 자아냈다. 쌀국수 면은 쫄깃했고, 국물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다만, 똠얌꿍 쌀국수에는 내용물이 조금 아쉬웠다.
이어서 나온 깐양 쌀국수는 뽀얀 국물에 깐양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깐양은 소의 위 부위 중 하나로,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깐양 쌀국수 국물은 쌀국수 특유의 담백함과 깐양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냈다. 쌀국수에 깐양을 추가해서 먹으니, 씹는 재미도 있고 맛도 훨씬 풍성해졌다.

쌀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양파 절임을 곁들여 먹으니,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양파의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은 쌀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아이스크림 튀김은 정말 독특했다. 뜨겁게 튀겨진 빵 안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시원한, 이색적인 조화가 돋보였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튀김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훌륭한 디저트가 되었다.

포레디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가게 앞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기다린 보람이 있을 거예요”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포레디는 분명 신동에서 손꼽히는 맛집이었다.
총평하자면, 포레디는 기본기 탄탄한 태국 음식점이었다. 똠얌꿍 쌀국수, 깐양 쌀국수, 아이스크림 튀김 등 모든 메뉴가 만족스러웠다. 특히 똠얌꿍 쌀국수는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다만, 가게가 크지 않아 웨이팅이 길다는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을 보상해줄 만큼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다음에는 팟타이와 푸팟퐁커리를 먹어봐야겠다.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 주말에는 웨이팅이 길기 때문에, 캐치테이블로 미리 웨이팅을 걸어두는 것이 좋다.
* 매장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차를 가지고 방문해도 편리하다. (무료)
* 음식 양이 많은 편은 아니니, 여러 명이 방문하면 다양한 메뉴를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좋다.
* 전체적으로 음식 간이 센 편이니, 슴슴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면 주문할 때 미리 말하는 것이 좋다.
* 아기의자도 준비되어 있지만, 매장이 넓지 않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 특이하게도, 알코올은 판매하지 않는다.





돌아오는 길, 귓가에는 아직도 똠얌꿍의 향긋한 향신료 향이 맴도는 듯했다. 용인 신동에서 발견한 작은 태국, 포레디. 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 그땐 꼭 푸팟퐁커리를 시켜서,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