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던 날, 평소 눈여겨봤던 상남동의 샤브샤브 전문점, 샤브테이를 방문하기로 했다. 샤브샤브는 언제나 옳지만, 이곳은 5가지나 되는 다양한 육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어떤 육수를 골라야 후회 없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매장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외식하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역시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다양한 육수 선택지였다. 맑고 깔끔한 닭 육수, 훠궈 육수, 스키야키 육수… 고민 끝에, 얼큰한 맛이 당겼던 나는 마라 육수를, 그리고 혹시 몰라 맑은 맛의 가쓰오부시 육수를 선택했다. 2가지 육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주문을 마치고 샐러드바로 향했다. 샐러드바에는 신선한 야채와 면 종류가 가득했다. 배추, 청경채, 숙주, 버섯 등 샤브샤브에 빠질 수 없는 기본 야채들은 물론, 떡, 유부, 중국 당면 등 다양한 사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야채들의 신선도였다. 시들거나 마른 곳 하나 없이, 싱싱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샐러드바 한 켠에는 슬러시 기계도 있었다. 식사 후 입가심으로 즐기기에 딱 좋을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샤브샤브를 즐기기 위해 샐러드바에서 가져온 야채들을 냄비에 넣었다. 뽀글뽀글 끓는 육수 위로 야채들이 숨을 죽이며 맛있게 익어갔다. 먼저 맑은 가쓰오부시 육수부터 맛을 봤다. 맑고 깔끔하면서도 은은한 감칠맛이 느껴지는 국물이었다. 마치 맑은 삼계탕을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어서 마라 육수를 맛봤다. 입 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매운맛과 향신료의 풍미가 강렬하게 느껴졌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조금 매웠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준비된 우삼겹을 육수에 살짝 담갔다 건져 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특히 마라 육수에 익힌 우삼겹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떡과 중국 당면도 마라 육수와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넙적한 중국 당면은 쫄깃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떡은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다양한 소스에 찍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기본적으로 땅콩, 칠리, 간장 소스가 제공되는데, 취향에 따라 소스를 섞어 먹어도 좋았다. 나는 특히 땅콩 소스에 칠리 소스를 살짝 섞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샤브샤브와 아주 잘 어울린다.

야채와 고기를 쉴 새 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러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샤브샤브의 마무리는 역시 죽이니까! 남은 육수에 밥과 김가루, 계란을 넣어 죽을 만들었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죽이 끓기 시작하자, 숟가락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떠먹었다.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점심 특선 메뉴가 있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삼겹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점심시간에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는 건물 지하에 가능하지만, 들어가는 길이 조금 좁고 자리가 부족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쉬운 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샐러드바에 탕수육이나 튀김 같은 메뉴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또한, 일부 테이블의 냄비 코팅이 벗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위생적인 부분에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방문자 리뷰 중에는 위생 상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선하지 않은 야채나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샐러드바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그런 문제는 없었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직원들의 친절도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에, 직원 응대는 케바케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브테이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다양한 육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신선한 야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훠궈를 좋아한다면, 샤브테이의 마라 육수는 분명 만족스러울 것이다. 넙적 당면 사리와 유부를 넣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채를 좋아하는 중년층도 분명 좋아할 것이다.

샤브테이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 기분이었다. 얼큰한 마라 육수 덕분에 스트레스도 풀리는 듯했다. 상남동에서 샤브샤브 맛집을 찾는다면, 샤브테이를 강력 추천한다. 다만, 위생적인 부분에 민감하다면 방문 전에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햇살이 기분 좋게 쏟아졌다. 다음에는 어떤 육수를 먹어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샤브테이는 내게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