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SNS 피드를 가득 채운 탐스러운 돈카츠 사진 한 장이 나의 미각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장안동, 그 이름만 들어도 정겨움이 묻어나는 동네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콘반’이었다. 예전 목욕탕 건물을 개조한 듀펠센터라는 복합문화공간에 자리 잡은 돈카츠 전문점이라는 설명에 호기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낡은 공간의 흔적과 새로운 감각이 어우러진 곳에서 맛보는 돈카츠는 어떤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장안평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20분, 드디어 듀펠센터 앞에 섰다.
낡은 벽돌 건물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푸른색 ‘듀펠센터’ 간판이 이곳이 단순한 건물이 아닌, 예술과 맛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힙스터 감성이 물씬 풍기는 카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혹시 잘못 찾아온 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카페 안쪽 깊숙한 곳에서 회색빛 문이 보였다. 바로 그 문 너머에 콘반이 숨겨져 있었다.

문을 열자, 화려한 외관과는 전혀 다른 아늑한 공간이 나타났다. 닷지 형태의 테이블이 전부인 작은 식당 내부는, 마치 일본의 작은 돈카츠 가게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흰색 타일 벽은 예전 목욕탕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고, 따뜻한 조명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이미 몇몇 손님들이 돈카츠를 즐기고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에서 맛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로스카츠, 이베리코 로스카츠, 히레카츠, 가라아게… 고민 끝에, 콘반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다는 로스카츠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유자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무절임과 따뜻한 돈지루, 그리고 윤기가 흐르는 밥이 정갈하게 차려졌다.

돈지루는 미소 베이스에 감자, 당근, 양파,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었다. 특히 양파의 은은한 단맛이 국물 전체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밥 역시 꼬들꼬들하게 지어져 돈카츠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룰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스카츠가 모습을 드러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비주얼이었다. 튀김옷은 옅은 갈색을 띠고 있었고, 적당한 두께로 돼지고기를 감싸고 있었다. 얇게 채 썬 양배추 샐러드와 와사비가 돈카츠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 같았다.

첫 입은 소금에 살짝 찍어 맛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과 고소한 튀김의 조화!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튀김옷은 마치 과자처럼 바삭했고, 돼지고기는 놀랍도록 부드러웠다. 이어서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알싸한 와사비 향이 돈카츠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돈카츠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소스가 돈카츠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돈카츠와 함께 제공된 양배추 샐러드도 훌륭했다. 얇게 채 썬 양배추는 아삭아삭한 식감을 자랑했고, 참깨 드레싱은 고소하면서도 상큼했다. 돈카츠를 먹는 중간중간 샐러드를 곁들이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밥 역시 꼬들꼬들하게 지어져 돈카츠, 돈지루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했고, 돈카츠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다. 돈지루는 미소 베이스에 돼지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가 있어,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돼지고기의 부드러운 식감과 야채의 신선함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입안에는 은은한 돼지고기 향과 고소한 튀김 향이 감돌았다. 과하지 않은 느끼함과 풍부한 감칠맛은, 지금까지 먹어본 돈카츠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계산대 옆에는 미츠야 사이다 사탕이 놓여 있었다. 입가심으로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달콤한 사이다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콘반은 단순히 맛있는 돈카츠를 파는 곳이 아니었다. 낡은 목욕탕 건물을 개조한 독특한 공간, 정갈하고 깔끔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돈카츠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테이블이 몇 개 없어 웨이팅이 길 수 있다는 점 정도일까?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기다림은 언제나 즐거운 법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가게 문을 나섰다. 장안동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콘반. 돈카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맛과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콘반 방문 꿀팁:
* 웨이팅을 피하려면: 오픈 시간(12시)에 맞춰 방문하거나, 11시부터 배부하는 대기표를 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다.
* 다양한 메뉴를 즐기려면: 2인 이상 방문하여 로스카츠, 히레카츠, 가라아게, 카레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혼밥도 부담 없이: 닷지 형태의 테이블로 되어 있어 혼자 방문해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주차 공간: 건물 앞에 2~3대 정도 주차할 수 있지만,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한다.
* 서울페이 결제 가능: 서울페이 사용자는 손목닥터 앱을 통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콘반 메뉴 정보:
* 로스카츠 정식: 18,000원
* 히레카츠 정식: 18,000원
* 이베리코 로스카츠 정식: 22,000원
* 가라아게 (6pcs): 11,000원
* 카레: 3,000원 (사이드 메뉴)
콘반에서 맛있는 돈카츠를 먹고 나오니, 듀펠센터에 입점해 있는 다른 가게들도 눈에 들어왔다. 옷 가게, 작은 서점, 카페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돈카츠로 배를 채우고, 듀펠센터를 한 바퀴 둘러보며 소소한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장안동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장안동에서 인생 돈카츠를 만나다니, 정말 행운이었다. 앞으로 돈카츠가 생각날 때면, 망설임 없이 콘반으로 향할 것이다. 그 맛과 분위기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콘반, 오래도록 이 자리에서 맛있는 돈카츠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