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물결이 넘실대는 수원화성을 뒤로하고,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특별히, 핸드폰 배터리 걱정 없이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발길을 옮겼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파스타집이 눈에 들어왔다. ‘낭만셰프’, 이름부터가 왠지 모르게 끌리는 곳이었다. 행궁동에서의 낭만적인 식사,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픈 시간인 11시 30분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이미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행궁동 근처에서는 꽤나 인기 있는 맛집인 듯했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곧이어 모든 좌석이 꽉 차는 것을 보니, 조금만 늦었어도 기다릴 뻔했다.
가게는 아담했지만,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따뜻한 조명 덕분에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벽에는 손글씨로 쓰여진 메뉴판과 귀여운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테이블마다 놓인 컵에도 깜찍한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었다.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그런 편안함이 느껴졌다. 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컵 디자인 하나하나에도 신경 쓴 센스가 돋보였다.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니, 파스타와 덮밥 종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매콤 목살 덮밥, 크림 스테이크 파스타, 치킨 로제 파스타 등, 하나같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메뉴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참나물 오일 파스타. 향긋한 참나물과 오일의 조화라니, 흔하지 않은 조합이라 더욱 궁금해졌다. 결국, 매콤 목살 덮밥과 참나물 오일 파스타, 그리고 시원한 한라봉 에이드를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먼저 매콤 목살 덮밥. 얇게 썰린 목살이 밥 위에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고, 불향이 은은하게 풍겨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벼 한 입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얇은 목살은 부드러웠고,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매운 정도는 신라면 정도라고 할까? 맵찔이인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에서 볼 수 있듯이, 덮밥에는 숙주도 듬뿍 들어가 있어 아삭아삭 씹는 재미도 있었다.
다음은 기대했던 참나물 오일 파스타. 짙은 녹색의 참나물이 파스타 위에 듬뿍 올려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과 함께 참나물을 집어 입에 넣으니, 향긋한 참나물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오일 파스타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참나물의 향긋함 덕분에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었다. 면도 탱글탱글했고, 간도 딱 적당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개인적으로 덮밥도 맛있었지만, 참나물 오일 파스타가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흔한 파스타에 질렸다면, 낭만셰프의 참나물 오일 파스타를 꼭 한번 맛보길 추천한다. 새로운 파스타의 세계가 열릴지도 모른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친구들과 함께 온 손님들,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 등 다양한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가게가 아담해서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벽에 붙어 있는 네온사인 문구처럼, 정말 “오늘, 너도, 예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분위기였다. 를 보면, 아치형 거울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가게에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행궁동 자체가 주차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근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근처 행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친절한 미소와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따뜻한 질문에, 기분 좋게 “네, 정말 맛있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나올 때도 “감사하게 잘 먹고 갑니다” 라는 인사가 절로 나왔다. 이런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낭만셰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더욱 오래 남을 것 같다.
낭만셰프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요즘 파스타나 덮밥 한 그릇에 만 원이 훌쩍 넘는 곳이 많은데, 낭만셰프는 대부분의 메뉴가 만 원 초반대였다. 가격 대비 맛과 양도 훌륭했고, 분위기와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가성비 맛집이라고 불릴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곳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후기에서 언급되었듯이, 음식 양이 조금 적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남성분들이라면, 메뉴를 2개 시켜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로제 파스타는 토마토 맛이 강하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음식 맛은 괜찮은 편이었고, 특히 참나물 오일 파스타는 정말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낭만셰프에서 맛있게 먹었던 파스타와 덮밥을 떠올렸다. 다음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와서, 크림 스테이크 파스타와 한라봉 에이드를 꼭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수원 화성행궁에 간다면, 낭만셰프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아늑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참나물 오일 파스타는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낭만셰프에서의 맛있는 기억을 가슴에 품고, 다시 수원화성의 밤거리를 걸어본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 채워졌다. 다음에는 또 어떤 수원 맛집을 탐험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