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을 맞아 특별한 곳을 갈까 고민했지만, 문득 신랑이 15년 전에 극찬했던 기사식당이 떠올랐다. 세련된 레스토랑도 좋지만, 가끔은 소박하고 정겨운 맛집에서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았다. 고흥으로 향하는 길, 낡은 내비게이션은 과역읍 입구에 다다라서야 목적지를 알려왔다. 드디어 ‘동방기사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지만, 식당 안에는 여전히 손님들이 꽤 있었다. 기사님들 뿐 아니라, 우리처럼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에서 보듯, 메뉴판은 간결했다. 삼겹살백반이 주력 메뉴인 듯했고, 술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했다. 벽에 붙은 메뉴 사진 속 푸짐한 한 상 차림이 얼른 맛보고 싶어졌다. 삼겹살백반 2인분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커다란 쟁반 가득 반찬들이 쉴 새 없이 테이블 위로 올려졌다.
쟁반 위에 빈틈없이 놓인 반찬 가짓수에 입이 떡 벌어졌다. 얼핏 봐도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었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을 보면 알겠지만, 콩자반, 김치, 나물, 젓갈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꽃게가 들어간 탕이 눈에 띄었다. 꽃게탕과 된장찌개 중간쯤의 맛이라고 해야 할까?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패삼겹살이 나왔다. 에서 보이듯, 냉동 대패 삼겹살은 은박지를 깐 불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후추가 넉넉히 뿌려진 덕분에 살짝 매콤하면서도,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밥 위에 얹고, 콩나물무침과 김치를 곁들여 크게 한 입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처럼 푸짐한 반찬들과 함께 먹으니, 질릴 틈도 없이 계속해서 입으로 들어갔다. 신랑도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젓가락을 놓지 못했다.
반찬들은 대체로 간이 세지 않아서 좋았다. 짜거나 맵지 않아,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무가 듬뿍 들어간 꽃게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 탕 안에 들어있는 두부도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꽃게 살을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식당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겼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과 부딪힐 일도 없었다.
가성비도 훌륭했다. 삼겹살백반 가격은 1인당 10,000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 가격으로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었다. 에서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굳이 비싼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위생 상태가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컵이나 수저에 얼룩이 묻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은, 오히려 이 식당의 인간적인 매력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옆집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었다. 을 자세히 보면 옆집 강아지가 보인다. 멍멍이와 잠시 눈을 맞추고 쓰다듬어 주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런 작은 행복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 신랑과 나는 “다음에도 고흥에 오면 꼭 다시 들르자”고 약속했다. 특별한 날, 화려한 레스토랑 대신 선택한 소박한 기사식당. 어쩌면, 우리 부부에게는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 더 의미 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솔직히 고흥에 엄청 맛있는 식당이 없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동방기사식당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대단한 맛집은 아니지만, 가성비 좋고 푸짐한 백반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특히 기사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식당 위치는 과역읍 입구에 있어서 찾기 어렵지 않다. 주차는 가게 앞에 하면 된다.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른 아침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만약 당신이 깨끗하고 세련된 식당을 선호한다면, 동방기사식당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짐한 한 끼를 즐기고 싶다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옆집 멍멍이의 귀여운 모습은 덤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맛집의 기준이 단순히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분위기, 가격, 서비스, 추억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맛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방기사식당은 나에게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맛집이었다.

다만, 몇몇 리뷰에서 지적된 위생 문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종이컵을 사용하거나, 수저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동방기사식당을 고흥의 숨은 보석 같은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고흥 여행에서도 나는 주저 없이 동방기사식당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옆집 멍멍이가 나를 더 반갑게 맞아주기를 기대하며. 그리고 변함없는 푸짐한 한 상 차림과, 따뜻한 인심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혹시 고흥 과역읍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동방기사식당에서 든든한 한 끼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도 나처럼, 이 소박한 기사식당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동방기사식당에서 먹었던 삼겹살백반과 꽃게탕의 맛을 잊지 못한다. 조만간 다시 고흥으로 떠나,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봐야겠다. 그때까지, 동방기사식당은 나의 마음속 맛집 리스트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방기사식당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인심으로,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음 방문 때도, 푸짐한 삼겹살백반으로 나를 맞이해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