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사에서 만끽하는 건강한 포항 오리 맛집, 장모님댁 한방옻오리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문득 따뜻한 밥 한 끼가 간절해질 때가 있다. 며칠 전부터 몸이 으슬으슬하고 기운도 없는 게 영 영 맘에 걸렸다. 이럴 땐 왠지 모르게 몸보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마침 장모님께서 몸이 허할 땐 꼭 가보라며 추천해주신 곳이 있었으니, 바로 포항 보경사 근처에 자리한 오리 전문점, ‘장모님댁’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푸근함에 이끌려, 나는 망설임 없이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들어가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아늑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소박하지만 정갈한 외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넉넉한 인상의 여사장님께서 활짝 웃으며 맞아주시는데, 그 모습이 마치 오랜만에 찾아온 손주를 반기는 할머니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좁은 주차장에 겨우 세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었지만, 다행히 자리가 있어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장모님댁 내부 전경
정갈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내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한쪽 벽면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한방옻오리백숙, 오리불고기, 닭백숙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장모님께서 강력 추천하셨던 한방옻오리백숙을 주문했다. 왠지 모르게 옻오리 특유의 깊은 풍미가 몸 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채워줄 것 같았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테이블 위로 푸짐한 밑반찬들이 쉴 새 없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나 볼 법한 정갈한 나물들이 가득했는데, 하나하나 직접 만드신 듯 신선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단풍콩잎은 진한 젓갈 맛과 산초의 알싸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건조 물가자미 조림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미역줄기 장아찌는 꼬들꼬들한 식감이 재미있었다. 항아리 독에서 숙성시킨 듯한 묵은 김치는 깊은 풍미를 자랑했고, 콩나물 삶은 물에 다시마를 함께 넣은 국물은 깔끔하면서도 시원했다.

푸짐한 밑반찬
정갈하고 푸짐한 밑반찬들은 마치 잔칫상을 연상케 했다.

밑반찬들을 하나씩 맛보는 사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방옻오리백숙이 등장했다. 뽀얀 국물 위로 큼지막한 오리 한 마리가 통째로 담겨 있었고, 그 위에는 몸에 좋은 각종 약재들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 구수한 한방 향이 코를 간지럽혔고,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사장님께서는 능숙한 솜씨로 오리를 먹기 좋게 손질해주셨다. 큼지막한 닭다리 하나를 건네주시며, 맛있게 먹으라는 따뜻한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닭다리를 받아 들고, 조심스럽게 살코기를 뜯어 입에 넣었다. 와,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옻의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오리 특유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퍽퍽살조차도 전혀 퍽퍽하지 않고 촉촉했는데, 5살 아이도 정말 잘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방옻오리백숙
각종 약재가 듬뿍 들어간 한방옻오리백숙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오리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해댔고,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뜨끈한 국물은 몸 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듯했고, 뭉쳐있던 근육들이 스르륵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함께 나온 찹쌀밥은 쫀득쫀득하면서도 고소했고, 오리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찹쌀밥을 국물에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사장님께서는 테이블을 자주 돌아보시며,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맛은 괜찮은지 꼼꼼하게 확인하셨다.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말투에, 나는 마치 친척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경북에서 이렇게 친절한 식당은 정말 처음인 것 같았다.

싱싱한 나물 반찬
싱싱한 나물 반찬은 ‘장모님댁’의 자랑이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남길 수는 없었다. 나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남은 오리고기와 찹쌀밥을 싹싹 비웠다. 정말이지 단 한 톨도 남길 수 없는 맛이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자, 여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라는 질문에, 나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 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셨다. 그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고, 나는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장모님댁’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과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장모님댁’에 방문하여 맛있는 오리백숙으로 몸보신하고, 따뜻한 정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메뉴판
벽에 걸린 메뉴판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 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장모님댁’은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예약은 필수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예약 없이는 자리를 잡기가 힘들 수 있으니,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또 하나, 신발 도난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신발을 도난당했다는 후기를 종종 볼 수 있으니, 귀중한 신발은 되도록 신지 않고 방문하거나, 신발장에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오리 불고기
다음에는 꼭 오리 불고기를 먹어봐야겠다.

나오는 길, 가게 앞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다. 사장님께서는 직접 키우신 채소들을 식탁에 올린다고 하셨다. 신선한 재료에 대한 자부심과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장모님댁’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정과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다채로운 밑반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몸이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었다. 뱃속은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나는 ‘장모님댁’에서 받은 따뜻한 기운을 듬뿍 받아, 다시 힘차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맛있는 오리백숙을 함께 즐기고 싶다. 그리고 그 따뜻한 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장모님댁 내부

보경사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또는 몸보신이 필요하다면, ‘장모님댁’을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푸짐한 음식과 따뜻한 인심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분명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싱싱한 야채
한 상 가득 차려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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