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섬진강의 물안개가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풍경을 벗 삼아 하동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쌍계사. 그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허기진 배를 채워줄 맛집, ‘좋은세상’이었다.
초록이 짙어가는 길을 따라 차를 몰았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드디어 ‘좋은세상’ 앞에 도착했다. 기와지붕으로 멋을 낸 외관은 정갈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이 느껴졌다. 넉넉한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3월부터는 이곳도 사람들로 북적거릴 것을 생각하니 서둘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고요한 실내에는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고, 창밖으로는 싱그러운 녹음이 펼쳐져 있었다. 중년의 인자한 미소를 띤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좋은세상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이자, 내가 그토록 기대했던 바로 그 메뉴였다. 잠시 후, 상상 이상의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쟁반 위에 빼곡하게 놓인 24개의 접시들. 형형색색의 나물과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마치 작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참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더덕구이였다. 붉은 양념을 곱게 바른 더덕 위에는 쪽파와 참깨, 검은깨가 흩뿌려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참고)
젓가락을 들어 더덕구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더덕의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깨의 고소함이 더해져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채첩국도 빼놓을 수 없었다. 맑은 국물 위에는 잘게 썰은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모금 마시자,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온몸을 감쌌다.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신 듯 정겨운 맛이었다.
나물들의 향연 또한 훌륭했다.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취나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비름나물, 짭짤하면서도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인 고사리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참고)
특히, 좋았던 점은 나물들의 간이 세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은은한 양념으로 풍미를 더했다. 덕분에 나물 하나하나의 개성을 음미하며,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반찬으로 나온 감자전도 별미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훌륭했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사장님과 이모님들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감동적이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따뜻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편안하고 푸근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참고)
비빔 그릇에 밥과 나물들을 넣고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니, 그 맛은 가히 천상의 맛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나물의 향이 스며들어, 입안에서 향긋하게 맴돌았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모든 접시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24개의 접시에 담긴 음식들을 남김없이 ‘올클리어’한 것이다.
식사를 마치니, 후식으로 따뜻한 레몬생강차가 나왔다. 은은한 생강 향과 상큼한 레몬 향이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줬다.
‘좋은세상’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맛보며,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쌍계사를 방문한다면, ‘좋은세상’에서 산채정식을 꼭 맛보길 바란다. 잊을 수 없는 맛과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하동 지역명의 숨겨진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