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목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며칠 전부터 벼르던 여행길이었다. 목적지는 유달산 자락에 숨어 있다는 한 닭 요리 전문점. 블로그 홍보를 자제한다는 그곳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 목포의 숨은 맛집이라 했다. 유달산의 정기를 받으며 맛있는 닭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정보에, 망설임 없이 짐을 쌌다.
목포역에 내리니, 촉촉한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질였다. 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유달산으로 향했다. “기사님, 유달산 중턱에 촌닭집으로 부탁드려요.” 기사님은 능숙한 솜씨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점점 더 짙은 녹음으로 물들어갔다.
얼마나 달렸을까, 택시는 한적한 숲길 앞에 멈춰 섰다. “다 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셔야 해요.” 기사님의 말에 따라 차에서 내리니, 짙은 숲 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올려다본 하늘은 온통 초록빛 나뭇잎으로 가득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니, 도시의 찌든 때가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다. 경사가 꽤 있는 오르막길이었지만, 싱그러운 공기와 숲의 정취에 힘든 줄도 몰랐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저 멀리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진 것이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푸근한 인상의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어서 오세요! 힘들게 올라오셨죠?” 따뜻한 인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식당 내부는 정감 넘치는 분위기였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마치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닭볶음과 백숙이 대표 메뉴라고 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닭볶음과 닭가슴살 육회를 주문했다. 특히 닭가슴살 육회는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차려졌다. 김치, 깻잎장아찌, 콩나물무침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담근 김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가슴살 육회가 나왔다. 얇게 저민 닭가슴살 위에 참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닭가슴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세상에, 이런 맛은 처음이었다. 닭가슴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참깨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닭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닭가슴살 육회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나니, 닭볶음이 나왔다. 큼지막한 닭고기와 감자, 양파, 당근 등이 듬뿍 들어간 닭볶음은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닭고기는 푹 익어서 뼈에서 살이 쉽게 분리되었다. 부드러운 닭고기를 밥 위에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목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바다와 섬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이곳을 추천해 준 목포 유지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과연, 맛과 경치를 모두 만족시키는 최고의 장소였다.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유달산을 내려왔다. 올라올 때는 몰랐는데, 내려가는 길은 꽤나 가팔랐다. 하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유달산을 오르내리면서 칼로리를 소비하니,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만약 차가 없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달산 중턱까지 택시로 이동한 후,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식당에 도착할 수 있다. 등산이 부담스럽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목포의 숨은 맛집, 유달산 촌닭집. 주인장의 블로그 홍보 자제 정책 덕분에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곳의 닭 요리는 정말 최고였다. 닭가슴살 육회의 신선함과 닭볶음의 매콤한 맛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유달산의 정기를 받으며 맛있는 닭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목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꿀 같은 장소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유달산 촌닭집에서의 경험을 곱씹었다.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시간이었다. 목포에 다시 방문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다음에는 꼭 백숙을 먹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