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정역 숨은 보석, ㅂㅇㅂ에서 만나는 매일 바뀌는 특별한 덮밥 맛집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어느 날 저녁, 왠지 모르게 따뜻한 밥 한 끼가 간절했다. 집 근처에서 새로운 맛집을 탐험하듯 찾아다니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덮밥집, ‘ㅂㅇㅂ’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바뀌는 메뉴라는 문구와 함께 올라온 사진들은 나의 식욕을 강렬하게 자극했고, 나는 홀린 듯 발걸음을 옮겼다.

아파트 상가에 자리 잡은 ‘ㅂㅇㅂ’은 예상보다 훨씬 아담했다.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지만,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이곳이 맛집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맛있는 냄새가 끊임없이 코를 간지럽혔다. 좁은 공간 안에서는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졌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오픈 주방에서 쉴 새 없이 웍을 돌리는 사장님의 모습이었다.

ㅂㅇㅂ 오픈 주방
분주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 주방

사장님은 특이하게도 5천원권 지폐에 그려진 율곡 이이가 쓰고 있는 ‘정자관’과 비슷한 모자를 쓰고 요리하고 계셨다. 언뜻 훈장님 같기도 한 그의 모습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했고, ‘ㅂㅇㅂ’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주방 위쪽 벽면에는 다양한 그림과 장식품들이 붙어 있어 자유분방한 느낌을 더했다.

내부는 바 테이블로만 이루어져 있었는데, 10명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비록 좌석은 많지 않았지만, 회전율이 빨라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주방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메뉴는 ‘오늘의 메뉴’, ‘이주의 메뉴’, 그리고 상시 메뉴인 ‘순두부라면’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매일, 매주 메뉴가 바뀐다는 점이 ‘ㅂㅇㅂ’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날의 메뉴를 미리 확인할 수 있지만, 나는 직접 와서 고르는 재미를 느끼고 싶었다. 고민 끝에, 나는 오늘의 메뉴인 ‘대창카레덮밥’과 파볶음밥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장국 스타일의 국물이 먼저 나왔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한 깔끔한 맛이 추위에 얼었던 몸을 녹여주었다. 테이블에는 잘게 다진 김치가 놓여 있었는데, 덮밥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창카레덮밥’이 내 앞에 놓였다. 오렌지색 테두리가 쳐진 독특한 디자인의 그릇에 담겨 나온 덮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큼지막한 대창이 듬뿍 올라가 있었고, 가운데에는 노른자가 톡 터질 듯 자리 잡고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카레 소스는 밥알 하나하나에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대창카레덮밥
오늘의 메뉴, 대창카레덮밥의 아름다운 자태

나는 젓가락으로 노른자를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볐다. 고소한 노른자가 카레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큼지막한 대창을 한 입 베어 무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느끼할 수도 있는 대창을 매콤한 카레가 완벽하게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카레는 일본식 카레와 인도식 카레의 중간 정도 되는 맛이었다. 향신료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지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도록 적당히 매콤했다.

이어서 나온 파볶음밥 또한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커다란 접시에 수북하게 담겨 나온 볶음밥 위에는 곱창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볶음밥에서는 강렬한 불맛이 느껴졌고, 파의 향긋함이 입맛을 돋우었다. 곱창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했고, 볶음밥과의 조화가 훌륭했다. 5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양이 정말 푸짐해서 놀라웠다.

파볶음밥
불맛이 살아있는 파볶음밥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셨다. 마치 동네 형처럼 편안한 그의 모습은 ‘ㅂㅇㅂ’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는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나에게도 “오늘 메뉴는 어떠세요?”라며 친절하게 물어봐 주셨다.

옆 테이블에서는 샐러드를 시킨 손님이 있었는데, 닭가슴살이 산처럼 쌓여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ㅂㅇㅂ’은 샐러드마저도 평범함을 거부하는 듯했다. 다음에는 꼭 샐러드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느새 덮밥과 볶음밥을 깨끗하게 비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었고, 이 분위기를 조금 더 즐기고 싶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나는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오시면 더 맛있는 메뉴로 준비해 놓을게요!”라고 답해주셨다.

‘ㅂㅇㅂ’은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퀄리티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매일 바뀌는 메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고, 사장님과 직원들의 친절함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좁고 허름한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따뜻함과 정이 가득했다. 마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ㅂㅇㅂ’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곱씹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유쾌한 분위기.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나는 앞으로도 ‘ㅂㅇㅂ’을 자주 찾을 것이다. 매일 바뀌는 메뉴를 맛보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고, 사장님과 직원들의 따뜻한 미소를 보며 힘을 얻을 것이다.

순두부라면
상시 메뉴인 순두부라면도 인기 메뉴 중 하나

‘ㅂㅇㅂ’은 단순한 밥집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ㅂㅇㅂ’에서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느끼며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완정역 근처에 산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이야기:

‘ㅂㅇㅂ’의 위생 상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청결하지 않다고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오픈 주방에서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깔끔한 것을 좋아하지만, ‘ㅂㅇㅂ’의 활기찬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에 매료되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방문 전에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ㅂㅇㅂ 내부 인테리어
개성 넘치는 내부 인테리어
ㅂㅇㅂ 벽면 장식
벽면을 가득 채운 독특한 그림과 사진들
연어덮밥
신선한 연어가 듬뿍 올라간 덮밥
덮밥과 장국
덮밥과 함께 제공되는 따뜻한 장국
육회덮밥
신선한 육회가 올라간 덮밥도 인기 메뉴
또 다른 오늘의 메뉴
매일 바뀌는 오늘의 메뉴는 늘 새롭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