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규카츠를 맛보기 위해 마곡의 한 맛집을 찾았다. 2층에 자리 잡은 식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조차 설렘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식당 문이 열리고, 은은한 조명 아래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역시나 첫 번째 선택은 규카츠. 곁들임 메뉴로 우삼겹 덮밥과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 우동도 함께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놓였다. 규카츠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붉은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규카츠와 함께 나온 것은 바로 개인용 미니 화로였다. 앙증맞은 크기의 화로 위에는 고체 연료가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검은색 화로에는 흰색 글씨로 정갈하게 메뉴 이름이 적혀 있어 멋스러움을 더했다. 이제 이 뜨거운 돌판 위에서 나만의 규카츠를 완성할 시간이다.
젓가락으로 규카츠 한 점을 집어 화로 위에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앞, 뒤로 살짝 구워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내가 원하는 굽기로 익혀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그야말로 환상의 식감이었다.

함께 나온 밥 위에 갓 구운 규카츠를 얹어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알과 촉촉한 규카츠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곁들여 나온 양배추 샐러드는 신선하고 아삭아삭하여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아들의 선택은 우삼겹 덮밥이었다. 달콤 짭짤한 양념에 버무려진 우삼겹이 밥 위에 듬뿍 올려져 나왔다. 고소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지만, 아쉽게도 고기에서 약간의 잡내가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 자극적인 맛 탓에 먹다 보니 살짝 물리는 감도 있었다.

우동은 뜨끈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은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났다. 규카츠를 먹는 중간중간 우동 국물을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먹으니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이곳의 오므라이스는 독특한 비주얼로 유명하다. 칼로 계란을 가르면 부드러운 계란이 촤르르 펼쳐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 방문 때는 오므라이스 대신 다른 메뉴에 도전해 봐야겠다.

규카츠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함께 제공되는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면 알싸한 풍미가 더해지고,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더욱 살아난다. 또한, 핑크빛 생강 초절임은 느끼함을 잡아주어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규카츠를 맛보며 문득 아들이 어릴 적 모습이 떠올랐다. 아이는 고체 연료 위 불판에 고기를 굽는 것을 무척 즐거워했는데, 뜨거운 화로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연신 규카츠를 입으로 가져갔다. 아이에게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따뜻하고 든든한 기분이 감돌았다. 마곡에서 맛본 규카츠는 단순히 음식을 넘어,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께서도 분명 좋아하실 것이다.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퍼지는 규카츠의 향이 잊혀지지 않았다. 마곡에서 발견한 이 작은 맛집은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길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