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천시장 미식골목 숨은 보석, 우에 이자카야에서 맛본 인생 고등어회

어스름한 저녁, 은은한 조명이 켜진 골목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오늘 향할 곳은 대구 방천시장, 그 좁다란 골목 어귀에 숨어있는 작은 이자카야, ‘우에’다. 평소 웨이팅이 길기로 악명 높지만, 그 기다림마저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곳이라는 소문을 익히 들어왔다. 특히 고등어회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잔뜩 기대하며, 드디어 며칠 전부터 예약해둔 금요일 저녁, ‘우에’를 방문했다.

방천시장은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트렌디한 가게들이 숨어있고, 그 틈바구니에서 풍겨져 나오는 삶의 냄새가 발길을 붙잡는다. ‘우에’ 역시 그런 방천시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아담한 공간, 따뜻한 나무 소재의 인테리어, 그리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일본 음악은 마치 일본 현지의 작은 이자카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쯔꾸네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양고기 쯔꾸네. 잡내 하나 없이 풍미가 가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메뉴들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고등어 훈연 초회’. 이 곳의 대표 메뉴이자, 나를 ‘우에’로 이끈 주인공이다. 하지만 고등어회만 먹기에는 아쉬워 몇 가지 메뉴를 더 주문했다. 쯔꾸네, 게르치구이, 배추구이. 하나같이 ‘우에’만의 개성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는 메뉴들이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쯔꾸네. 동그란 모양의 쯔꾸네 두 덩이가 소담하게 담겨 나왔다. 겉은 바삭하게 구워져 있었고, 속은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양고기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묘하게 끌리는 향신료의 향과 육즙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흔히 양고기에서 느껴질 수 있는 잡내는 전혀 없었다. 쯔꾸네와 함께 나온 작은 방울토마토는 입안을 상큼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다채로운 사시미
보기만 해도 황홀해지는 사시미 모듬. 신선함은 기본, 맛과 향까지 완벽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등어 훈연 초회가 나왔다. 훈연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고등어회는, 그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등어회는 촘촘하게 칼집이 들어가 있었고,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감자 샐러드가 함께 나왔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고등어회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에 넣는 순간, 훈연 향이 코를 찌르면서 고등어 특유의 기름진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감자 샐러드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은 고등어회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사실 고등어회는 신선도가 생명이라, 잘못 먹으면 비린 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에’의 고등어회는 전혀 비리지 않았다. 훈연 과정을 거쳐 숙성된 덕분인지, 오히려 고등어 특유의 풍미가 더욱 깊게 느껴졌다. 감자 샐러드 외에도 생강, 와사비 등 다양한 곁들임 재료가 함께 제공되어,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생강을 곁들여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생강의 알싸한 맛이 고등어회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고등어 훈연 초회와 감자샐러드
훈연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고등어 훈연 초회. 부드러운 감자 샐러드와의 조합이 일품이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게르치구이. 노릇하게 구워진 게르치 한 마리가 접시 위에 놓여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게르치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직원분은 게르치구이를 먹는 특별한 방법을 알려주셨다. 게르치구이 밑에 깔린 샤리를 잘게 부숴 게르치 살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것이었다.

직원분이 알려주신 대로 게르치구이와 샤리를 함께 먹어보니, 정말 놀라운 맛이었다. 샤리의 새콤달콤한 맛과 게르치구이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마치 고급 초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와사비를 살짝 곁들여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배추구이
아삭함과 흐물거림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감의 배추구이. 묘하게 끌리는 맛이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배추구이. 큼지막한 배추를 통째로 구워, 특제 소스를 곁들여 먹는 요리였다. 배추의 아삭한 식감과 흐물거리는 식감이 공존하는 것이 독특했다. 소스는 김치의 새콤한 맛과는 다른, 인위적인 새콤한 맛이 느껴졌다. 배추에 소스가 완전히 스며들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신선한 요리라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우에’에서는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리법에도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였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셨고, 손님들의 요청에도 세심하게 응대해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다시 한번 훑어보니, 굴폰즈, 시메사바, 고등어봉초밥 등 아직 맛보지 못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굴폰즈는 굴을 살짝 데쳐 폰즈 소스와 올리브 오일에 절인 요리라고 하는데, 조개 내장을 씹는 듯한 식감이 난다는 설명에 호기심이 생겼다. 시메사바 역시 ‘우에’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다음에는 꼭 시메사바와 굴폰즈를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싱싱한 사시미
눈으로도 즐거운, 싱싱한 사시미 한 상.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이미 내 마음은 ‘우에’의 단골이 되어 있었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훌륭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우에’는 단순한 이자카야가 아닌,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대구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방천시장 골목에 숨어있는 ‘우에’를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예약은 필수!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게르치구이
겉바속촉의 정석, 게르치구이. 직원분이 알려주신 팁대로 샤리와 함께 먹으니 환상적인 맛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에’에서 맛보았던 고등어회의 여운이 계속해서 입안을 맴돌았다. 훈연 향과 고등어의 풍미, 그리고 감자 샐러드의 조화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조만간 다시 ‘우에’를 방문하여,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에는 꼭 시메사바와 굴폰즈를 먹어봐야지. 그리고, 고등어회는 당연히 또 주문해야지! 대구에서 인생 맛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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