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발을 디디자마자, 짭쪼름한 바다 내음과 함께 묘한 설렘이 온몸을 감쌌다. 짐을 대충 풀고 향한 곳은, 오래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고집돌우럭 제주공항점. 첫 제주 방문 이후 2년 만에 다시 찾은 곳이었다. 그때 그 감동적인 맛을 잊지 못해, 이번 여행의 첫 식사 장소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렌터카를 몰아 도착한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 다행히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꽤 많았다.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코스 요리 종류가 다양해서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나 나의 선택은 ‘해’ 코스였다. 우럭조림과 옥돔구이, 뿔소라미역국까지,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들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최고의 구성 아닌가. 주문을 마치자,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하나둘 테이블을 채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방어회무침이었다. 신선한 방어와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일품이었는데, 과하지 않은 양념 덕분에 방어 본연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 이거 완전 술안주인데! (아쉽지만 오늘은 꾹 참기로 했다.)

곧이어 등장한 우럭조림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큼지막한 우럭 한 마리가 통째로, 큼직한 무와 두부, 전복, 새우, 팽이버섯과 함께 매콤달콤한 양념에 자작하게 졸여져 나왔다. 냄비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리,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 거기에 먹음직스러운 색감까지 더해지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젓가락으로 우럭 살점을 살짝 들어 올리니, 야들야들한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기가 흐르는 뽀얀 살점을 한 입 맛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우럭의 담백한 맛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조림 안에 푹 익은 무와 시래기는, 양념이 깊게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갓 지은 따끈한 밥 위에 우럭 살점을 듬뿍 올려, 김에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향긋한 김 향과 매콤달콤한 우럭조림의 조화는, 정말이지 ‘극락’ 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중간중간 연근 샐러드를 먹어주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라,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우럭조림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옥돔구이가 등장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옥돔구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젓가락으로 살짝 떼어내어 맛보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기름기가 쫙 빠진 덕분에 느끼함은 전혀 없고,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 옥돔구이는 간이 세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뜨끈한 뿔소라미역국도 빼놓을 수 없었다. 뽀얀 국물에 큼지막한 뿔소라가 듬뿍 들어간 미역국은,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온몸을 감쌌다. 특히, 쫄깃쫄깃한 뿔소라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짭짤한 젓갈, 아삭한 김치, 고소한 나물 등, 밥과 함께 먹기 좋은 반찬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쌈 채소가 신선하고 푸짐하게 제공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싱싱한 배추에 밥과 우럭조림,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하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남은 우럭조림 양념에 밥을 비벼 김에 싸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깨끗하게 비워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한쪽에 마련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의자와 식판,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메뉴까지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실제로 아이와 함께 방문한 손님들은, 아이 식사를 따로 챙겨주는 서비스에 감동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고집돌우럭 제주공항점에서의 식사는, 정말이지 완벽한 제주 여행의 시작이었다. 신선한 재료, 정갈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우럭조림은, 매콤달콤한 양념과 야들야들한 우럭 살의 조화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 제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제주 향토음식 맛집이다. 제주공항 근처 맛집을 찾는다면,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주를 탐험할 시간! 고집돌우럭에서 얻은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 이번 여행도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