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중랑역 방향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매콤한 양념에 볶아진 야들야들한 돼지곱창에 소주 한 잔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역 바로 앞에 자리 잡은,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 자자한 곱창볶음 전문점이 나의 목적지였다.
분명 이 동네에서 25년을 넘게 살았건만, 왠지 모르게 발길이 잘 닿지 않았던 곳.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울타리 철판 곱창‘이라는 상호가 박혀 있었다. 왠지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관,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런 곳이야말로 진정한 맛집의 향기가 느껴지는 법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빈 테이블을 찾기 힘들 정도라니, 과연 소문대로구나 싶었다. 중학생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손님 연령층이 정말 다양했다. 흥미로운 건,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콜라를 마시는 옆 테이블에서, 어르신들이 낮술을 즐기고 계셨다는 점이다. 마치 세월이 멈춘 듯한 기묘한 풍경이랄까.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거렸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야채곱창, 오돌뼈, 막창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나의 선택은 언제나처럼 ‘치즈곱창’이었다. 왠지 이곳에 오면 다른 메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주문은 테이블에 비치된 포스기를 이용하면 된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주문을 마칠 수 있었다.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테이블마다 놓인 철판 위에서 곱창이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매콤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지글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특히 갓 나온 곱창 위에 치즈를 듬뿍 올려 녹여 먹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치즈곱창이 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넓적한 철판 위에 푸짐하게 담긴 곱창 위로,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었다. 마치 눈이 내린 듯한 비주얼은, 보기만 해도 황홀경에 빠지게 만들었다.

젓가락을 들어 치즈를 쭈욱 늘려 곱창과 함께 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매콤한 양념이 밴 쫄깃한 곱창과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특히 이 집 치즈곱창은 특유의 크리미한 맛이 느껴져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곱창의 양도 넉넉해서, 둘이 먹기에 충분했다. 곱창과 함께 들어있는 넓적한 중국 당면은 쫄깃한 식감을 더해줬다.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 더욱 맛있었다. 다만,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다소 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치즈가 매운맛을 중화시켜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저렴한 가격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푸짐한 곱창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곱창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직원분이 철판에 남은 곱창 양념에 밥과 김, 야채 등을 넣고 볶아주셨다. 볶음밥 위에도 치즈를 추가할 수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치즈 추가해주세요!”를 외쳤다. 역시 치즈는 진리다.

잘 볶아진 볶음밥을 한 입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특히,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바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볶음밥 위에 녹아내린 치즈는 쭈욱 늘어지는 재미와 함께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님이 워낙 많다 보니 웨이팅이 길다는 것이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20~3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맛있는 곱창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또, 가게 내부가 다소 협소하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다는 점도 아쉬웠다. 옆 테이블 손님들과의 스킨십은 불가피하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위생 부분이다. 테이블에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깨끗하게 닦여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맛 하나는 정말 보장할 수 있다.

이 날도 역시 콩나물국은 일찍 동이 났는지 맛볼 수 없었다. 늦은 저녁에 방문하면 콩나물국을 맛보기 힘들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울타리 철판곱창’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곱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소 시끄럽고 위생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맛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 특히, 치즈곱창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막창과 오돌뼈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심술이나 자두에 이슬 같은, 곱창과 환상 궁합을 자랑하는 술도 판매하고 있으니 술친구와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figcaption>신선한 야채와 쫄깃한 곱창의 조화가 일품!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니, 어느새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든든함과 행복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확실한 행복은 없는 것 같다. 중랑구에서 곱창이 생각날 땐, 주저 없이 ‘울타리 철판곱창’을 찾게 될 것 같다. 다음 방문 때는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figcaption>매콤한 곱창과 시원한 술 한 잔의 조화!
figcaption>보기만 해도 군침이 꿀꺽!
figcaption>곱창과 곁들여 먹기 좋은 기본 찬들
figcaption>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곱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