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 짐을 꾸리는 대신 맛있는 음식으로 마음을 달래곤 한다. 이번에는 충북대학교 인근, 좁은 골목길 사이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곳, ‘월미당’으로 향했다. 늘 지나치던 길이었지만, 유독 쌀쌀한 날씨 탓이었을까, 따뜻한 국물이 간절하게 나를 이끌었다. 청주에서 맛보는 정통 베트남 쌀국수의 깊은 풍미는 어떨까. 기대감을 안고 월미당의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는 아담했다. 2인용 테이블 몇 개가 전부인 작은 공간.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따뜻한 온기와 은은한 향신료 냄새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으로 가득 찬 공간임을 짐작하게 했다. 원목으로 꾸며진 내부는 깔끔했고, 테이블 간 간격은 좁았지만 오히려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독특하게도,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 전 외부 자동 주문 기계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해야 했다. 마치 숨겨진 맛집을 찾아가는 듯한 설렘을 더해주는 요소였다. 토요일은 정기 휴무이고, 육수가 모두 소진되면 영업이 종료된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만큼 육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메뉴는 단촐했지만, 쌀국수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차돌박이, 양지, 힘줄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선택할 수 있었고,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쌀국수도 준비되어 있었다. 쌀국수 외에 짜조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새우, 고구마, 가리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호기심을 자극했다. 나는 고민 끝에 차돌, 양지, 힘줄이 모두 들어간 쌀국수와 새우 짜조를 주문했다. 가격은 대학가임을 감안해도 꽤 합리적인 편이었다. 특히 쌀국수는 푸짐한 양에 비해 저렴하게 느껴졌다.
주문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픈 키친 형태라, 쌀국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큼지막한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숙련된 손길로 면을 삶고 고기를 올리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요리 쇼를 보는 듯했다. 테이블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쌀국수가 눈 앞에 놓였다.
먼저, 국물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깊고 진한 육향과 은은한 향신료 향이 어우러져, 단순한 쌀국수 국물이 아닌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인 보약 같은 느낌이었다. 면은 얇고 부드러웠고, 숙주와 양파 김치는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었다.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는 잘게 찢어져 있어 먹기 편했고,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특히 힘줄은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는 순간, ми душу пленило! (내 영혼을 사로잡았다!) 라는 러시아어가 절로 튀어나올 뻔했다. 진하고 깊은 육수는 마치 오랜 시간 푹 고아 낸 사골 국물처럼 깊은 맛을 냈다. 고기의 풍미와 향긋한 향신료가 어우러져, 혀끝을 감도는 황홀경을 선사했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은, 그 어떤 보약보다 좋았다. 국물은 텁텁하지 않고 깔끔했으며, 느끼함 없이 계속 들이켤 수 있을 정도로 완벽했다.
면과 고기, 숙주를 함께 집어 한 입에 넣으니, 다채로운 식감과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부드러운 면, 아삭한 숙주, 쫄깃한 힘줄, 그리고 깊은 풍미의 육수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냈다. 특히 양파 김치는 쌀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신선한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했다. 쌀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양파 김치를 곁들이니,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함께 주문한 새우 짜조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큼지막한 새우가 통째로 들어있어 씹는 맛이 있었고, 새우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짜조 소스에 찍어 먹으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짜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쌀국수를 먹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부족한 것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고, 따뜻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고수와 면은 무료로 추가가 가능하다고 안내해 주셨다. 나는 고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듬뿍 추가해서 쌀국수와 함께 먹었다. 신선한 고수의 향긋함이 쌀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월미당은 단순한 쌀국수 가게가 아닌, 정성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추운 날씨에 꽁꽁 얼었던 몸과 마음이, 월미당의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으로 완전히 녹아내린 기분이었다. 충북대 인근에서 맛있는 쌀국수를 찾는다면, 월미당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처럼, 이곳은 정말 쌀국수 맛집이었다. 특히 해장으로도 제격일 것 같았다. 매일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월미당에서 쌀국수로 해장하는 상상을 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메뉴도 적당하고 양도 괜찮고 맛은 최고였다. 별 다섯 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체인점도 여러 개 있는 것 같았지만, 본점이라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국물도 진하고 고기가 많아서 정말 고깃국을 먹는 기분이었다. 아이도 여기 최고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양지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좋았고, 국수의 양도 넉넉했다. 다음에는 차돌 힘줄 쌀국수와 꽃게 새우 짜조를 먹어봐야겠다. 직원분들이 너무 친절하시고 좋아서 앞으로 자주 방문할 것 같다. 재료적인 부분은 좋았지만 국물이 특색은 없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담백한 육수가 정말 맛있었다.
월미당의 쌀국수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쌀국수 한 그릇에 담긴 정성과 따뜻함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