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골 품격, 일산 가나안덕에서 맛보는 세계적인 오리 풍미

어스름한 저녁, 굽이굽이 이어진 애니골 초입에 들어섰을 때, 저 멀리 빛나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나안 덕’, 왠지 모르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름이었다. ‘세계 최대의 오리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일까?’ 하는 장난기 섞인 의문도 고개를 쳐들었다. 늦은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앞은 이미 많은 차들로 북적였다. 주차를 안내해주시는 분의 능숙한 손길 덕분에 어렵지 않게 주차를 마칠 수 있었다.

웅장한 외관에 압도당하며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높은 천장과 넓은 홀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했고, 은은한 조명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3층 건물 전체가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5층까지도 지을 수 있었을 것 같은 높이에 묘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어서 오세요!” 활기찬 목소리로 맞이해주시는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숯불이 놓여 있었고, 곧이어 신선한 쌈 채소와 밑반찬들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숯불 위로 석쇠가 놓이고, 붉은 빛깔의 오리 로스 한 마리가 커다란 접시에 담겨 나왔다. 선홍빛 육질은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신선한 오리 로스
선홍빛 육질이 신선함을 자랑하는 오리 로스

오리 로스를 석쇠 위에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뜨거운 숯불 덕분에 순식간에 오리고기가 익어갔다. 노릇하게 구워진 오리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오리고기 특유의 풍미가 온몸을 감쌌다.

싱싱한 쌈 채소에 오리고기를 올리고, 쌈장과 마늘을 곁들여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아삭한 채소와 쫄깃한 오리고기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깻잎 특유의 향긋함이 오리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쌈을 싸 먹는 것도 좋았지만, 잘 익은 오리고기를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것도 훌륭했다. 오리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숯불과 오리 로스
뜨거운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오리 로스

가나안 덕에서는 쌈 채소를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셀프바가 마련되어 있었다. 신선한 쌈 채소는 물론, 김치와 쌈무, 콩나물무침 등 다양한 밑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된장국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어서, 오리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아이들은 된장국에 들어있는 고추 때문에 먹지 못했지만, 대신 공기밥을 시켜 챙겨 먹였다.

숯불에 은박지로 감싸 구워 먹는 군고구마는 또 다른 별미였다. 뜨거운 숯불 속에서 익어가는 고구마는 달콤한 향기를 풍겼다. 겉은 살짝 탄 듯했지만, 속은 촉촉하고 달콤했다. 젓가락으로 껍질을 벗겨내니, 노란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군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졌다.

숯불에 구워진 오리 로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맛있는 오리 로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직원분께서 따뜻한 녹두죽을 가져다주셨다. 슴슴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녹두죽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녹두죽은 어른들의 입맛에는 잘 맞았지만,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가나안 덕은 단순히 식사를 하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식당 외부에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카페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고, 넓은 정원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독대, 기와집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눈이 내린 날에는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가나안 덕 간판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가나안 덕 간판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맛있게 드셨습니까?” 직원분의 친절한 인사에 기분 좋게 “네, 정말 맛있었습니다!”라고 답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포장 메뉴가 눈에 띄었다.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오리 로스를 포장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반조리된 상태로 포장해주기 때문에, 집에서도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가나안 덕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오리고기와 푸짐한 쌈 채소, 다양한 즐길 거리까지, 가족 외식 장소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가나안 덕 건물 외관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가나안 덕 건물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나안 덕에서 느꼈던 풍요로움과 따뜻함이 오래도록 맴돌았다.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넓은 공간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고, 신선한 쌈 채소와 맛있는 오리고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모님께서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았다.

푸짐한 밑반찬
오리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푸짐한 밑반찬

가나안 덕은 단순히 오리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이 아닌, 맛과 즐거움, 그리고 편안함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바로 가나안 덕이었다. 다음에는 조금 서둘러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 그리고 식사 후에는 가나안 덕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에 들러, 연못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도 누려보고 싶다.

메뉴판
가나안 덕 메뉴 (2024년 기준 가격 변동 가능)
오리 로스와 밑반찬
신선한 오리 로스와 다양한 밑반찬
셀프바
신선한 쌈 채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셀프바
숯불
뜨겁게 달아오른 숯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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