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행 기차에 몸을 실을 때부터, 마음은 이미 맛의 향연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몇 년간 경상도 일대를 여행하며 그곳의 음식들을 섭렵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늘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다 문득 4년 전, 잊을 수 없는 여수의 맛이 떠올랐다. 그래, 이번엔 전라도다! 그렇게 전남 남서단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목포를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목포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기도 전에 향한 곳은 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떡갈비 전문점, 성식당이었다. 목포에서 떡갈비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예약은 필수라고 들었다. 다행히 출발 전날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맛볼 수 있었다.
식당은 목포역 근처, 구시가지의 정겨운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었다. 겉모습부터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검은색 외벽에 ‘성 식당’이라는 푸른색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고, 그 옆에는 전화번호와 함께 ‘전통음식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간판 옆에는 since 1961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는 작은 사각형 간판이 붙어있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입식과 좌식으로 나뉘어 있었고,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였다. 벽에는 메뉴판과 함께 방송 출연 사진들이 걸려 있어, 이 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메뉴판에는 떡갈비 백반 외에도 갈비탕, 내장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떡갈비 백반을 주문했다. 떡갈비 맛집에 왔으니, 당연히 떡갈비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차려졌다. 화려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묵은지의 강렬한 붉은 빛깔은 전라도 음식임을 실감하게 했다. 쨍한 묵은지 한 점을 맛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하고 깊은 맛에 감탄했다. 역시 전라도 김치는 다르구나! 4번이나 리필했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사장님께 김치 비법을 여쭤보니, 솔직하게 사오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소탈함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떡갈비가 등장했다. 1인분에 커다란 떡갈비 한 덩이와 공깃밥이 함께 나왔다. 떡갈비의 압도적인 크기에 입이 떡 벌어졌다. 마치 스테이크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이었다. 갈빗대에는 다진 고기가 뭉쳐져 붙어 있었고, 숯불에 구워져 은은한 불향이 코를 자극했다. 2인분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양이 푸짐했다. 이 정도 양에 이 가격이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조심스럽게 떡갈비 한 점을 떼어 입에 넣었다. 첫 맛은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았다. 기존에 먹던 떡갈비보다 간이 세지 않았고, 육질은 부드럽기보다는 씹는 맛이 살아 있었다. 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잘게 다져지지 않고 큼직큼직하게 썰린 고기 덕분에, 씹는 재미가 있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숯불 향은 언양불고기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떡갈비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계속 먹다 보니, 떡갈비의 기름진 맛에 살짝 물리는 듯했다. 그럴 땐 깻잎장아찌가 제격이었다. 깻잎장아찌에 떡갈비를 싸서 먹으니, 기름진 맛이 싹 가시고 입안이 개운해졌다. 마치 처음 먹는 것처럼, 다시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깻잎의 향긋함과 떡갈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성식당 떡갈비는 젖소 갈빗살과 등심을 섞어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씹는 맛이 꽤 있는 편이었다. 씹을수록 육즙이 흘러나오는 점은 좋았지만, 턱관절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턱이 아팠다는 후기도 있었다.
식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남겨뒀던 갈빗대를 들고 뜯어 먹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갈빗대에 붙은 살은 질긴 편이었다. 다음에는 굳이 뼈에 붙은 고기를 먹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반적으로 푸짐하고 만듦새가 뛰어난 떡갈비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1인분에 32,000원이라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웠다. 물론 국내산 육우를 사용하고, 양도 푸짐하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망설여지는 가격이었다. 또한, 식당 내부가 오래된 탓인지 청결함이 다소 떨어지는 듯했다. 테이블이나 식기류에 기름때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살짝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성식당 떡갈비는 충분히 맛볼 가치가 있었다. 특히, 다른 떡갈비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식감과 풍미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했다.
성식당에서는 떡갈비 외에도 갈비탕도 맛볼 수 있다. 뽀얀 국물에 다진 떡갈비가 들어가 있는 갈비탕은, 떡국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이었다. 국물은 구수하고 고소했으며, 고기 양도 푸짐했다. 떡갈비와 함께 갈비탕을 시켜, 번갈아 맛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하다. 특히 맑은 국물이 아닌 탁한 색깔의 갈비탕 국물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성식당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성식당 앞을 거닐며 떡갈비의 여운을 즐겼다. 60년 넘는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저력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리라. 목포에서 떡갈비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성식당을 추천하고 싶다.
목포는 떡갈비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유달산에 올라 목포 시내를 한눈에 담아보는 것도 좋고, 여객선 터미널 근처를 거닐며 바다 내음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특히, 성식당 근처에 유달산이 있으니, 식사 전후에 가볍게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는 식당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최고의 맛집이,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식당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식당은 적어도 내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60년 전통의 떡갈비 맛집에서, 목포의 정취와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떡갈비뿐만 아니라, 갈비탕과 다른 메뉴들도 함께 맛보며, 목포의 맛을 더욱 깊이 느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성식당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몇 가지 팁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첫째, 예약은 필수이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예약 없이는 방문이 어려울 수 있다. 둘째, 1인분 양이 상당히 많으므로, 인원수보다 적게 주문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셋째, 턱관절이 약한 사람들은 미리 직원에게 문의하여, 덜 질긴 부위로 요청하는 것이 좋다. 넷째, 주차는 식당 바로 앞에는 어려우므로, 대로변 길 건너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성식당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목포의 밤거리를 걸으며,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언젠가 다시 목포에 방문하여, 성식당 떡갈비를 맛보며,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리라.
